개인적으로 매번 고민을 하는 술 중 하나입니다, [진도 홍주]. 이 술에 대한 언급을 망설이는 이유는 지극히 개인적인 것입니다. 이 술을 입에 댄 날에는 항상 끝이 안 좋았거든요. 여하튼, 40% 알코올 도수의 진도 홍주를 마셔본 경험이 약 10회 정도는 있고요. 항상 그 끝은 엉망이었습니다. 그러한 연유로 차일피일 미루던 차에 [진도 홍주] 두 종류가 들어왔습니다. 하나는 '대대로영농조합법인'에서 만든 58%짜리 '진도 홍주', 다른 하나는 어둠의 경로(?)로 들어온 70%짜리 '진도 홍주'입니다.
먼저, 70%짜리 [진도 홍주]에 대한 간략한 이야기를 해보지요.
사실, 이 70% [진도 홍주]에대한 정보를 간략하게나마 소개를 하며, 진행을 해야하는데요. 전혀 그럴수가 없습니다. 그 이유는 이 술의 정확한 제조자, 정확한 알콜도수, 정확한 용량 등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다는 것입니다. 즉, 이 [진도 홍주]가 진실된 70%의 도수를 가지고 있는지 전혀 알 수 없다는 겁니다. 다만, 이 술을 건네주신 분께서, 이 술이 진도에서 생산된 진짜 홍주라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라고 확인해 주신 것이 전부입니다. 참고로, 그분은 진도가 고향이신 서울 거주자이십니다. 현재도 1년에 십여 번은 진도와 목포를 방문하시지요.
다시 한번 더 말씀드리자면, 이 술이 '진도 홍주'인 것은 믿음이 가지만, 정말 70도의 알코올 도수를 가지고 있는지는 확인할 수가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이 술의 이전 소유자의 말씀에 따르면, 진도 거주자이거나 진도가 고향이신 분이라면, 이 70도짜리 [진도 홍주]를 쉬이 구할 수가 있었다고 하더군요. 이런 제품들이 진도 읍내 도로변에서도 판매를 하고 있었으며, 혹시나 발견을 못 해도 수소문을 하면 금방 구할 수가 있었답니다. 물론, 이는 몇 년 전의 얘기고요. 현재 2018년도에는 수요 감소로 인해 생산 자체를 거의 하지 않는다는 사실까지는 확인을 하였습니다. 그래서 온전한 상태의 '70도 짜리 진도 홍주'를 만날 수가 없기에, 집에서 보관 중이던, 이미 절반은 드신, '진도 홍주'를 받아오게 된 것입니다.
왜냐고요? 당연히, 너무 궁금하니까요.
[진도 홍주]에 관한 이야기는 58%짜리 [진도 홍주] 부분에서 자세하게 언급을 할 것입니다만, 여기서 간략하게 설명을 드리자면, 요즘은 거의 쌀을 사용하지만, 예전에는 보리를 사용하여 고두밥을 만들었고요. 이를 막걸리 형태로 발효시킨 후 증류를 합니다. 즉, 증류식 소주를 만드는 거지요. 증류 기구에서 소주액이 밖으로 나올 때, 그냥 나오게 하는 것이 아니라, 배출구에 매달아 놓은 '지초'라는 약초 더미를 통과하여 나오게 한 것이 바로 '진도 홍주'입니다. 즉, 지초의 기운을 머금고 다시 밑에 있는 용기로 한방울 한방울 떨어지는 것이지요. 이 지초 때문에 저렇게 붉은 빛깔을 띠는 것입니다.
설명은 그만하고 맛을 보지요.
잔에 따르니 냄새가 집안 곳곳을 메웁니다. 이 냄새는 여태껏 맡아보았던 홍주의 냄새가 아닙니다. 알코올 향이 '확' 올라오냐고요? 그렇지도 않습니다. 알코올 냄새는 은은한 편이고요. 오히려, 보리소주와 비슷한 내음이 퍼집니다. 한 모금 마셔봅니다. 흠... 이거 확실히, 제가 기존에 먹었던 '진도 홍주'의 맛과는 다릅니다. 그러니깐 첫맛은 약간 비슷한 구석이 있는데요. 그 기운은 금세 사라지고, 보리의 기운이 확 치고 올라옵니다. 보리를 이용해 만든 옛날 '진도 홍주'가 맞나 봅니다. 70도의 기운은, 글쎄요, 우려했던 것과는 달리 입안에서는 40% 짜리와 별 차이를 못 느낄 정도로 부드럽습니다. 70도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문득 드는 그 순간, 목으로 넘어가는데 상당한 기운을 내뿜으며 내려갑니다. 그리고 2~3분 후에 속이 살짝 쓰리네요. 다만, 한 모금 마셨을 뿐인데 속이 쓰립니다.
70도 짜리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이전에 시음해 보았던 40%짜리보다는 강력하는 것은 알 수 있었고요. 요즘은 찾아보기 힘든 보리를 이용해 만든 홍주라는 것 정도를 파악했습니다.
그럼 다음으로 대대로영농조합법인의 58% [진도 홍주]로 넘어가 보겠습니다.
전라남도 진도군의 특산품이자, 고려시대부터 만들어져 왔다는 전통주 [진도 홍주]입니다. 그 중 여기서 소개하는 제품은 알코올도수 '58%'를 지닌 제품입니다.
보통 시중에서 가장 많이 접하시는 제품이 40%의 도수를 지닌 '진도홍주 루비콘'이지요. 진도 내에 4~5개 정도의 홍주 양조장이 있고요, 그러니깐 각기 다른 법인이지요. 이 양조장들이 통합해서 내어놓는, 즉, 진도군 산하 통합 브랜드가 '진도홍주 루비콘'으로 알고 있습니다. 현재는 상황이 어떠한지 정확한 확인이 안됩니다만, 아직도 그러한 방식을 취하고 있는 것은 맞고요. 그 외에 각각의 양조장에서 만들어내는 별도의 제품들이 있겠지요. 그중 위 사진 속 제품은 대대로영농조합법인의 [진도 홍주 58도] 제품입니다.
'대대로영농조합법인'은 진도 홍주 생산 업체 중, 높은 인지도가 있는 회사이고요. 진도 내에서 홍주 제조 면허를 가장 먼저 취득한 회사입니다. 웹 검색을 해보시면 아시겠지만, 진도 홍주 양조장을 찾아가 보셨다는 분들은, 대부분 '대대로영농조합법인'을 찾아가셨더군요. 나름 규모가 있는 회사이고요. 2018년도 1월에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는데요. 이 회사에서 생산하는 특정 제품에서 '가소제' 성분이 나와 식약처로부터 제재를 받았던 적이 있습니다.
[진도 홍주]는 사실상 진도의 자랑인 술입니다. 진도 출신 분들은 이 술에 대한 애정이 대단하지요. 이 술은 기본적으로 증류주입니다. '안동소주'같은 그런 증류주인데요. 다른 술들과 차별되는 것이 바로 붉은 빛깔입니다. 이 때문에 '홍주'라 불리는데요. 이 술의 붉은 빛깔을 내는 것이 바로 '지초'라는 식물입니다. 이 지초의 뿌리는 붉은 빛깔을 띠지요. 이를 말려서 한약재로 쓰거나, 염료로도 사용을 합니다.
쌀을 가지고 막걸리 형태의 술을 만들고요. 이를 증류합니다. 그러면 우리가 아는 일반적인 증류식 소주의 형태가 되지요. 그럼 이 알코올성 액체에 지초 뿌리를 담가놓는냐? 그렇지는 않습니다. 기구에서 증류가 되어 나오는 소주 액체를 잘 건조된 지초 뿌리 더미에 흘러보내주면, 소주가 지초 뿌리에서 건네받은 색과 효능을 머금고 밑으로 한 방울 한 방울 떨어지겠지요. 그걸 받아서 병에 넣으면 '진도 홍주'가 되는 것입니다. 물론, 이는 옛날 방식이고요. 현재는 각종 기계설비의 도움을 받아 만들겠지요.
40도짜리 [진도 홍주 루비콘]을 드셔본 분들은 아시겠지만, 나름 괜찮은 술인 것은 맞으나, 좋은 술이라는 평가는 받지를 못 합니다. 바탕이 되는 증류식 소주에 대한 평이 좋지 못하기 때문인데요. 이 [진도 홍주 58도]는 어떠한지 시음을 해 보겠습니다.
뚜껑을 여니, 알코올 냄새가 확 올라옵니다. 주정의 잡내와는 다른 느낌인데요. 여하튼, 그 기운이 상당합니다. 58도가 이 정도인데, 앞서 포스팅했던 '진도 홍주 70도'의 경우, 정말 알코올 도수가 70도 인지 의심이 되네요.
불안해하며 입술에 잔을 가져다 대어 봅니다. 그동안 코로 전해져 오는 알코올 기운이 어마어마하네요. 한 모금 마셔보니, 입안을 찌릿하게 만드는 58도의 기운이 혀를 타고 올라갑니다. 그러다가 이내 알코올 기운이 사라지면서, 기존에 알고 있던 홍주의 맛 그러니깐 은은한 구수함과 지초의 기운으로 추정되는 어떤 맛이 한데 섞여 올라옵니다. 이 순간만큼은 58도의 기운이 느껴지지 않더군요. 그것도 잠시. 목으로 넘어가는 액체의 손길이 목을 쓰라리게 만들며 내려갑니다. 그리고 위장도 긁어 놓네요. 와우, 58도라는 알코올 도수가 이렇게나 센가 봅니다. 전반적으로는 괜찮은 인상인데요. 증류소주가 너무 거친 맛을 선사한다는 느낌은 지울 수 없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