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갈잎의노래 Jun 21. 2024

바다의 풍광은 동서양을 가르고

보스포루스 해협의 풍광


갈래갈래 갈림 길이 걷는 맛이 있고

강 건너 강변 마을이 운치는 정겹다.     


이스탄불은 유럽 대륙과 아시아 대륙에 걸머지고 있다.

이 양 대륙을 갈라놓는 물줄기는 보스포루스 해협이다.

보스포루스 해협은 유럽 땅과 아시아 땅을 지도에서 가른다.  

   


이스탄불 도시 권역도 유렵 지역과 아시아 지역으로 나뉘어져 있다. 한 도시가 두 대륙을 휘어잡고 있는 그 당당함이 놀랍다. 도시 관광객들은 선착장 배편으로 유럽과 아시아 지역을 오간다.    

  


푸른 해협은 햇살을 받아 뿌연 물안개가 서렸다. 해협을 가로지르는 배위에서 보는 내륙 이스탄불의 경관은 수려하다. 군데군데 첨탑 높은 모스크가 이곳이 무슬림의 고향임을 말해준다. 독특한 무슬림의 건축물들은 장엄한 자태로 이스탄불의 정취를 물신 풍긴다. 현대식 구조물들 과 고풍스런 건축물들이 뒤섞인 도시 풍경은 과거와 현대가 중첩된 역사도시 이스탄불의 현주소를 말한다.        

  


보스포루스 해협을 가로지르는 연락선은 유럽 대륙과 아시아 대륙을 하나로 잇는다. 끊임없이 승객들은 왕래하며 양 대륙을 오고 간다. 선착장의 연락선은 이별과 만남을 재촉한다.      


보스포루스 해협 폭은 넓은 곳은 3km나 되지만 좁은 곳은 500m 남짓이라 유럽 땅에서 아시아 땅이 저발치 보이고 아시아 대륙에서 유럽 대륙도 저만치에 있다.     



대륙간 이동이 고작 수십분이면 족하다. 우스개로 유럽과 아시아를 하루 만에 여행하려면 이스탄불에 오면 된다나. 이처럼 지리적으로 경이로운 곳이 이스탄불이다.          


바닷 파도가 해안으로 밀려오고 밀려가 듯 이스탄불 도시 공간에는 세속의 일상과 성스로운 예배가 규칙적으로 교호한다. 하루 생활 중 다섯 번은 메카를 향해 기도해야 하는 무슬림에게 신앙은 말 그대로 생활의 일부이다. 하루 종일 성(聖)과 속(俗)은 시계추처럼 움직인다.      



아이러니하게도 이스탄불은 세속 권력의 욕망을 절정까지 맛본 도시이다. 동로마 제국(비잔틴 제국)의 천년 수도였고 이후 오스만 제국 오백년 동안에도 최고의 제국 도시였다. 그레서 인지 이스탄불은 가볍지 않다. 도시 분위기는 활기로운 가운데 중후한 깊이감이 있다. 유구한 역사를 헤쳐온 만큼 도시 숨결에는 진중함이 있다.     


보스포루스 해협의 지형적 특징은 관광 사업을 활성화시켰다.

보스포루스 해협 크루즈 여행은 이스탄불의 여러 면모를 둘러볼 수 있는 멋진 뱃놀이이다. 크루즈를 타고 해협을 따라 가면서 양안에 펼쳐진 풍경들을 감상한다. 이곳이 오래된 역사와 문화가 숨쉬고 있는 곳임을 증언하는 유산들이 양안을 따라 군데군데 자리하고 있다. 바다에서 내륙 쪽 시선으로 유럽지역과 아시아 지역의 도시 풍광과 유적들을 구경할 수 있다. 고개만 좌우로 돌리면 양 대륙의 풍경을 수시로 번갈아 보며 둘러볼 수도 있다.      



해협 주변에는 아야 소피아 성당, 블루 모스크 사원, 톱카프 궁전, 돌마바흐체 궁전, 갈라탑 등 이스탄불을 상징하는 관광 명소들이 산개되어 있다. 관광에서 무엇을 보는냐도 중요하지만 어느 지점에서 감상하는냐에 따라 또 다른 감흥이 일어나기도 한다.      


특히 야간 크루즈 여행은 빛의 향연에 빠져들어 간다. 건물이 쏟아내는 빛으로 빚어진 풍경은 현란하게 아름답다. 두 대륙의 해안선에 늘어선 건축물과 내륙 언덕 위의 건물들에서 새어나오는 불빛은 도시 야경을 황홀하게 한다. 찬란함과 고상함, 은은함과 화려함이 밤 풍경을 신비스럽게 수놓고 있다.      

    


낮에 보았던 도시의 전경은 밤이 되면 확 달라진다. 인공적인 조명과 불빛으로 직조된 풍광은 자연광에서 보이는 풍경과는 이질적이고 특별하다. 특히 야광에 의존해 장엄한 자태를 확연히 드러내는 모스크의 당당한 위용 앞에서는 숨은 멎고 가슴은 떨린다. 경건함이 감돌고 경외심이 돋는다.     



보스포루스 해협 주변 정경은 차라리 한폭의 그림이다. 붓을 든 화가라면 금방이라도 몇 번의 터치로 명화를 그려낼 듯하다.     


보스포루스 해협에 내리쬐는 일출의 빛줄기가 푸른 바다와 부딪쳐 파란 물결 위에 금가루를 뿌린다. 반짝이는 금빛은 바다 안개와 겹쳐져 회색조의 빛으로 깜밖인다. 푸른 하늘과 붉은 햇살, 파란색 바다가 일체로 어우러져 몽환적인 바다 풍광을 빚어낸다.    

 


보스포러스 해협은 이스탄불의 심장이다. 동서양의 문명이 조우하는 해협이자 서구와 아시아의 문화가 융합하는 바다이다. 낮선 만남은 예전에 없던 새로움을 창출한다. 벅찬 감동과 함께.     


역사적으로 이스탄불은 제국들의 흥망성쇠로 주인이 수차례 바뀌었다. 그리스에서 동로마 제국으로, 다시 오스만 제국으로 바뀌었다가 지금은 튀르키예(터키)로 이어졌다.   

  


오랜 역사의 상흔이 맺혀 있는 만큼 역사적 유산은 넓고 문화적 기품은 단단하다.    

 

그래서 이스탄불의 풍광은 매혹적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나를 저버릴 때 당신은 다가오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