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삶 가운데 영원히 채워지지 않는 무언가
아이는 태어나면서부터 어머니의 신체에서 떨어지는 경험으로 이 땅에서의 홀로 된 삶을 시작한다. 그렇게 근원적인 결여를 채우고자 하는 충동의 진정한 대상은 영원히 무의식 안에 감춰지고, 아이는 자신의 근원적인 결여를 채워줄 수 있는 무언가를 찾아 끊임없이 그 대상을 바꾸며 인생을 항해한다. 그 대상은 가족, 애인, 친구 등 인간이 될 수도, 먹고 마시고 구매하는 등의 물질적인 것이 될 수도, 사랑하고 존경하고 믿는 등의 정신적인 것이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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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는 말을 배우면서 언어를 매개로 본인의 욕망을 타인에게 요구한다. 아이는 언어 속에서 욕망을 감추는 것을 배우며 자라고, 그렇게 해야만 사회의 구성원이 될 수 있다. 아이는 언어를 통해 욕망을 응답받기도 하고 욕망을 금지하고 보호하기도 한다. 욕망이 곧 요구의 언어가 되었던 어린 시절과 달리, 욕망을 감춘 요구의 언어를 사용하는 순간 아이는 언어 속에서 다시 태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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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는 어른이 되면서 공개적으로 욕망을 드러내기를 두려워하고, 욕망을 감춘 요구의 언어는 아이의 진정한 욕망을 드러내지 못한다. 아이는 남들 앞에서 보여줄 수 없는 본인의 모든 욕망의 언어를 드러낼 수 있는 상대를 찾아 헤맨다. 하지만 아이는 스스로 완전한 만족을 느낄 만한 대상을 영원히 찾을 수 없다. 어머니의 뱃속에서 받았던 완전한 안식을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