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에펠

by Lydia Youn

주머니 속 동전을 그러모아 얼마가 남았는지 살펴봐. 가장 가까운 마트의 와인 코너로 가. 누군가가 꽤나 사들고 가 진열장에 얼마 남지 않은 와인 중 나의 동전으로 값을 치를 수 있는 와인을 골라. 수많은 인파를 틈타 에펠이 잘 보이는 벤치에 앉아. 내 에코백에는 이미 와인따개와 플라스틱 잔이 있어. 코르크는 몇 초면 와인병에서 금방 빠져나가지. 이곳에서는 언제든 와인을 따곤 했으니까.


에펠이 지어질 때 사람들은 왜 저런 거대한 걸 짓는지 이해하지 못했대. 루브르의 피라미드가 만들어질 때 사람들은 프랑스와 상관도 없는 걸 왜 만드는지 의문을 가졌대. 지금은 모든 사람들이 에펠과 루브르의 피라미드 앞에서 사진을 찍어. 밤에 더 밝게 빛나는 건축을 배경으로 행복이 가득한 표정으로 인생의 최고의 순간들을 누려. 에펠을 바라보는 사람들은 모두 행복한 표정이야. 행복한 누군가의 곁에 있다는 건 그 자체로도 충만해지는 느낌이 들어. 각자의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에펠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눈가엔 사랑과 행복이 가득해. 처음 마셔보는 이름 모를 와인은 이 순간을 행복으로 더욱 흐리게 만들고, 난 행복한 그들을 배경으로 잔을 비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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