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보다 그렇게 많이 울지 않았다는 게 웃겨요.
되게 많이 좋아했었으니까요. 헤어지면 얼마간은 펑펑 울고 있을 줄 알았거든요. 어쩌면 이별 전에 서로 말로는 굳이 언급하지 않았던 유예기간이 있었는지도요. 그때에 난 몇 주에 걸쳐 당신이 이별을 통보하는 꿈을 꾸곤 했어요. 그때쯤 내가 당신에게 무슨 말로 내 꿈자리를 위로받고자 투정을 부렸는지 문득 찾아보고 싶지만, 찾아볼 수가 없네요. 당신을 곱씹고 그리워할까 봐 우리 대화방을 나와버린지도 몇 주가 됐거든요.
잘 지내고 있는 거죠? 어차피 당신이 볼 수 없는 글이지만 조금은 눈물 젖은 눈으로 당신의 안녕을 바라요. 누군가를 만나기로 약속을 하고, 열심히 꾸미고, 에어팟을 꼽고 신나는 노래를 들으며 버스에 앉아 있다가도 문득 눈물이 지어지긴 해요. 흘리진 않을래요. 그냥 가끔 눈물지어져요.
아직도 당신을 욕하고 싶진 않아요. 물론 미운 점도 있지만 그래도 나에게 잘해주려고 노력했던 당신의 모습이 더 더 마음에 많이 남으니까요. 아직도 뭐, 인간 대 인간으로서 사랑하니까요. 별 의미 없는 마음이래도 그냥 뭐.. 그런 걸요. 당신은 누군가에게 나를 욕했을까요. 당신, 내가 듣기 좋으라고 그런 건지 항상 지난 연인을 나쁘게 말했었는데, 나도 당신에게 그런 지나간 나쁜 연인이 되었을까요. 나는 당신에게 어떤 사랑으로 남았을까요.
최대한 담담한 마음으로 당신과의 이별을 받아들이기로 했어요. 아까 말했던 약속되지 않은 유예 기간 동안, 그냥 그때부터 혼자 많이 앓았나 봐요. 그때부터 천천히 마음속으로 눈물을 흘리고 있었나 봐요. 처음 헤어질 땐 올 것이 왔구나 했어요. 너무 갑작스럽긴 했지만 올 때가 됐구나 했어요. 사실 오지 않았더라면, 그랬더라면 난 당신을 사랑하는 마음 하나로 그냥 그 자리에 있었을 거예요. 현실이 어떻고 뭐가 저쨌든 전 당신을 기다릴 수 있는 사람이라고 스스로 믿었거든요. 근데 당신이 힘들어 보여서 그냥 뒀어요. 마음이 너무 아픈데 담담히 보내주는 게 당신이 원하는 최선의 선택인 것 같아서요.
마음만으론 진짜 어디라도 달려가서 당신을 잡고 싶었거든요? 지금이라도요. 그냥 사랑하니까 곁에 있고 싶다고 힘이 돼주고 싶다고 말하고 싶은데, 내 존재가 당신에게 별로 힘이 되지 않으니 이별을 말한 거겠죠. 그거면 그냥 갈게요.
오늘은 좀 울었어요. 이 정도는 괜찮죠? 잘 지내고 있는 거 맞죠? 그냥 내가 어디선가 당신을 좋은 마음으로 계속 사랑하고 응원하고 있다고는 알아줬으면 하는데.. 담담하게 말했었긴 했지만, 나 당신이 정말 언제 어디서든 잘 될 수 있는 사람이라고 믿어요. 힘든 일이 있어도 부디 몸과 마음 건강히 모든 순간을 잘 보냈으면 해요. 내 사랑, 잘 자요. 잘 지내요. 앞으로도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