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 인간

by Lydia Youn

누군가, 사랑하는 사람의 손이 심장께를 덮어주면 안정감을 느낀다. 슬플 때는 뜨거운 물로 샤워를 하면서 왼쪽 가슴을 더 적신다. 울적할 땐 마트에서 와인이라도 한 병 사 와서 심장을 데운다. 즐거울 일이 벌어질 것만 같을 땐 콩콩 뛰는 심장을 움켜잡아본다. 심장이 쿵 떨어질 것만 같을 때는 네가 조각낸 심장을 겨우겨우 주워 제자리로 올린다. 심장이 높이 높이 올라갈 때는 나를 사랑해서 쓴 조언을 해주는 누군가가 묶어주는 돌로 심장을 가라앉혀본다. 심장이라도 꺼내서 보여주고 싶을 땐 그냥 뽀뽀해 달라고 말한다. 다시 네게로 돌아와 네 손안에 심장을 둘 땐 태초에 네 손의 자리가 여기였음을 느낀 채 잠에 든다.

매거진의 이전글너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