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랑 술 마실래?

by Lydia Youn

오늘 하루 종일 연락도 없다가 갑자기 오늘 뭐 하냐고 했었잖아 내가. 오늘 그냥 생각이 왠지 많았어. 너를 마지막으로 봐야 할 것 같아서 보고 싶었어. 나, 다른 사람을 만나야 할 것 같아.


오늘 일이 언제 끝냐나니까 오늘 보고 싶냐는 너. 내가 먼저 보고 싶다고 한 적이 잘 없는 것 같은데 왤까 했으려나. 몰라. 항상 나는 내가 원하는 사람을 만나왔었으니까 결국은 실패했던 거겠지. 이별을 곧 실패라고 말할 수는 없는 거지만 어쨌든 내 사랑은 다 끝났던 건 맞으니까. 그냥 너를 많이 좋아하는 것 같은데 이렇게 이다간 과거를 반복할 것 같아서 두려워. 그래서 마지막이고 싶었어. 아냐, 근데 사실은 보고 싶은 게 더 큰가 봐. 마지막이든 뭐든 널 보고 싶었어.


널 보고 돌아온 날 며칠을 앓았어. 너랑 있던 시간이 너무 즐거워서 진이 빠졌던 건지, 네 생각을 하느라 정신을 계속 팔고 있어서 그런 건지. 그때도 보고 싶었는데 더 아파질까 봐 참았어. 마지막이 계속되면 어떨까. 그건 나에게도 상처겠지. 매번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면서 널 만나도 괜찮을까? 그냥 너랑은 매번 이번이 마지막인 것처럼 최선을 다해도 되는 걸까?


네가 미워. 만나면 웃고 즐겁고 행복하고 애정을 받는 느낌이 들지만, 사랑한다고도 말하고 싶지만 입을 뗄 수가 없어. 사람은 바뀌지 않는다는 걸 알아. 나도 바뀌지 않거든. 절대. 근데 내가 이렇게 매번 말도 못 하는 서운함을 가지고 너를 알아가고 깊어져도 되는 걸까? 난 매일 매번 네가 나와 잘 맞지 않는 사람인건지 고민하면서 널 만나러 가. 보고 싶어.


같은 실수를 반복하면서 또 실수하고 하는 게 사랑일까. 아니면 옳은 거 같은 결정을 하는 게 맞는 걸까. 모르겠어. 널 생각하면 와인, 아니 좋아하지도 않는 소주를 벌컥벌컥 들이켜고 싶어져. 나랑 술 마실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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