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두려운 네게 2

by Lydia Youn

아닌가.. 널 많이 좋아했던 거였던 건가.. 그냥 날씨가 부쩍 쌀쌀해져서 센치해졌다고 생각했는데, 네가 좋아서 슬픈 건가.


넌 예전에 이뤄지지 않았던 네 옛사랑에 대해 이런저런 얘기를 내게 한 적이 있었지. 내가 이 사람이 불구가 돼도 좋아할 수 있을까 생각하면서 스스로를 극한으로 몰아갔었다고. 그렇게까지 생각해 보니 그만큼은 아닌 것 같아서 흐지부지 끝났었다고. 한 번도 정말 좋아했던 사람이랑 만나본 적은 없다고. 이루어지지 않아서 더 기억에 남는 걸 수도 있다고. 그래서 나를 떠나고 싶은 거니?


요 몇 달간은 너랑 꽤 주기적으로 만날 수 있어서 행복했어. 그냥 너를 만나러 나가는 발걸음엔 항상 설렘이 담겨있었으니까. 그게 좋아하는 감정이었는지 사랑이었는지 까지는 몰라, 생각 안 할래. 그냥 나를 기다리는 너를 만나러 부랴부랴 옷을 입고 얼굴을 확인하고 신발을 걸쳐 신고 뛰어나갔던, 그냥 그런 순간들이 좋았어. 어딘가를 여행하느라 한국에서 멀리 떠나 있을 때에도 너 생각이 제일 많이 나더라. 틈나는 시간이면 항상 너를 보고 싶더라. 항상 나는 어딘가로 멀리멀리 떠나고 싶은 사람인데 그냥 네게로 돌아가고 싶더라고. 그냥, 그랬어.


넌 그런 내 맘을 진짜 모른 건지 모른 척하고 싶은 건지 내가 널 진짜 좋아하고 있다는 걸 잘 모르는 것처럼 말하더라. 그래, 뭐 내가 이런 내 맘을 속속들이 너에게 전한 건 아니니 그럴 수도 있지. 암튼 많이 좋아했다고. 가끔 너를 생각하며 이런저런 글을 썼는데, 그런 글들이 몇 개쯤 쌓였을 때 너를 생각하며 쓴 글이 있다고 겨우 말도 꺼냈었는데, 결국 보여주지는 못했네. 사랑이 두려운 네게 더 이상의 사랑을 말하는 건 도망치라는 소리밖에 안 되는 거겠지.


어딘가의 평행우주에서 네가 정말 좋아하는 사람과 이어지기를 바랐고 네가 좋아하는 사람이 나일 때 다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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