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와 책임과 사랑

by Lydia Youn

그냥 나를 짝사랑하겠다는 너를 어쩌면 좋을까.

연애에 지쳐 남자로서 누군가를 만날 맘이 없다고 하니 그럼 그냥 나를 짝사랑하겠다는 너. 짝사랑을 선언하고 하는 사람도 있구나. 네 마음은 고맙지만 나는 더 이상 누구에게 상처주기도 상처받기도 싫어.


연애란 뭘까. 사랑이란 뭘까. 아직 나는 미혼이니 그래도 결혼이라는 제도에 묶이면 좀 다를까, 이런 무한의 반복이 끊어질까. 모든 게 의미 없다고 하기엔 그 모든 순간이 모여 지금 내가 된 거니까 그렇게 부정하고 싶진 않아. 그래도 신기루 같은 지난 사랑을 둘러보면 어딘가에 딱 매여있는 삶이고 싶은데 그러기엔 아직 내 등 뒤엔 날개가 있고 세상을 더 날아다니고 싶기도 해.


내가 자유와 사랑을 반대로 생각하고 있던 건가 봐. 사랑하면 나만의 자유가 제한되는 거라고 무의식 중에 자꾸 생각하고 있었어. 그런데 이번에 여행 중에 어떤 유부녀 언니를 만났거든? 그 언니는 아이가 없으셔서 가능한 부분도 있으셨겠지만 아무튼 남편을 한국에 두고 혼자 몇 주 동안 여행 중이시더라고. 그렇다고 사이가 안 좋은 것도 아니시고 오히려 연애하는 사람들처럼 사이도 너무 좋아 보였어. 내가 너무 고지식하게 생각했던 걸까. 난 결혼과 함께 혼자 여행하는 자유로운 삶은 이제 영영 끝이다라고 생각했거든. 이젠 진짜 결혼을 생각하면서 연애를 해야 할 것 같으니 그 반대급부로 세계여행자 마냥 여기저기를 돌아다녔던 것 같기도 해.


나를 나대로 존중해 주면서 함께일 때 더 지경이 넓어질 수 있는 사람을 만나고 싶어. 내가 나일 수 있게, 상대방은 상대방일 수 있게 말이야. 자유와 사랑이 함께 존재할 수 있는 것들이라면 난 내 고정관념을 깨고 나에게 자유를 주면서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을 만날래.


자유와 책임도 좀 다른 부류의 이야기 같아. 자유롭고 싶다는 건 어찌 보면 어떤 책임감에서 조금은 벗어나서 나만의 일들을 하고 싶다는 거잖아. 난 책임감이 없는 사람이라고 하기까진 아니지만 딱히 더 많은 책임을 삶에서 지우고 싶지 않은 사람이야. 난 책임감보다는 자유를 선택하고 싶은 사람이거든. 근데 책임과 자유도 공존할 수 있는 부분일까? 내가 선택한 자유에 책임을 지면서 상대를 사랑하고 싶어.


이런 자유와 책임과 사랑에 대해 내 가치관이 명확하게 정립될 때 그때 진정한 사랑이 가능할 것 같아. 살면서 수없이도 사랑한다는 말을 지난 누군가와 나누며 지냈지만 다음 스텝을 위해서는 그런 가치관들이 더 중요한 부분이잖아. 나를 짝사랑하겠다는 네 마음은 참 고맙지만 네 마음은 아직 나로 가득 차있나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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