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이름 그 한 마디가 아직도 마음에 남아있다. 네 이름이 남아있다. 널 다 지웠다고 생각했는데 그래 사실 굳이 지울 필요도 없지. 괜히 마음속으로 불러본다. 웃으며 너랑 다시 술 한 잔만 먹고 싶다. 아기 같은 네가 오빠처럼 보이려고 가죽재킷을 차려입고 자기가 좋아하는 이자카야에 가서 이것저것 시켜놓고 내 핸드폰으로 음식 사진을 찍어주던 때가 떠올라. 너랑 수도 없이 갔던 그쪽 동네는 다른 남자랑 한 번 간 적 있었는데 도저히 혼자는 못 가겠더라. 네가 어디에서라도 뛰쳐나올 것 같아서 우리가 함께했던 몇 달, 일 년 전쯤으로 회귀하고 울어버릴 것 같아서 못 가겠어. 지웠다고 했지만 지우고 싶지도 않고 지워지지도 않아. 보고 싶어. 사랑으로 남자로서 사랑하는 거 말고 그냥 인간대 인간으로 얼굴 보는 것도 힘들겠지. 널 진짜 많이 사랑했고 아직도 사랑해. 너와 안 되는 이유를 수도 없이 생각해도 의미는 딱히 없어 그냥 네가 좋았고 널 사랑했던 내가 좋았어. 네가 오랜만에 올린 사진에 용기 내 좋아요 했던 때도 벌써 몇 주가 지났구나. 나도 내 마음을 잘 모르겠어. 어느 순간순간 네가 떠오르는걸 굳이 부정하고 나
자신을 탓하고 싶지도 않고. 그냥 너랑 좋았던 거 싫었던 거 이것저것 뒤섞여서 가끔씩 너를 깊이 생각해. 어느 곳에서나 잘할 수 있는 사람이라며 응원하면서 널 보내줬는데 너는 네 자리에서 잘 지내고 있겠지? 너랑 시시껄렁한 농담을 하고 취해서 집으로 돌아가던 그때가 그냥 생각나는 밤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