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하루하루 분개스러운 일들이 가득하다. 이번 전쟁으로 한국인에게 당장 현실적으로 체감되는 건 유가와 요동치는 코스피 정도겠지만 왜 나는 이 모든 사태에 이토록 분개스러운 것일까? 난 이 모든 사태가 정말이지 분개스러워 미칠 것 같다. 내가 이란인이었다면 대규모 반정부 시위를 하다가 이미 죽었을 것 같고, 죽지 않았다면 트럼프의 결정에 환호했을 것이다. 내가 미국인이었다면 제멋대로인 트럼프의 결정에 결사 반대했을 것이고.
2026년 초 이란 내 하메네이 정권의 반정부 시위가 거세지면서 2026년 1월 8일과 9일 사이, 이란 당국이 이란 내의 인터넷을 전면 차단한 상태에서 강력한 유혈 진압을 벌였다. 그 이틀 동안에만 수천 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시위의 총 사망자 수는 몇 만 대에 이른다. 현대 이란 역사상 최악의 학살이 벌어진 것이다. 한편으로는 이번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상황 가운데, 이란 미나브시의 한 여자 초등학교로 미사일이 떨어지는 최악의 오폭 사고가 있었다. 파괴된 이란의 여자 초등학교에서 숨진 사망자는 175명이었으며 대부분은 그 학교에 다니는 여자 초등학생들이었다.
혹자는 말한다. 이란의 반정부 시위에서 죽은 사람들이 이미 많으니 그런 사고는 어쩔 수 없는 것이라고. 전쟁에서는 누군가가 희생될 수밖에 없다고. 하지만 나의 생각은 전혀 다르다. 한 사람 한 사람의 그 소중한 생명의 깊이와 가치는 단순히 숫자로 비교될 문제가 아니다. 그렇다면 몇 만 명의 무고한 사람들이 더 죽어야 전쟁의 당위성이 흔들릴 수 있다는 것인가? 목숨은 양의 문제가 아니다.
얼마 전 트럼프는 바로 전날 이란 전쟁의 미국 군인 전사자 유해 송환식에서 썼던 모자를 그대로 쓴 채로 골프장에서 골프를 쳤다고 한다. 그의 아들과 가족들은 미군 판매를 목표로 한 드론 회사에 투자하여 지금 이 순간에도 돈을 벌고 있다. 겉으로 드러나 전 세계 모두가 알 수 있는 것이 이 정도라면 이번 전쟁으로 인해 각종 이득을 얻을 이해집단에 대해서는 굳이 더 알아보지 않아도 누구인지가 분명하다. 미국이 세계의 평화와 민주주의와 이란 국민의 자유 만을 위해서 이 전쟁을 벌이고 있지 않음 역시 분명하다.
이런 복잡한 이해관계 속에서 힘없는 일반인들은 죽어간다. 이란뿐만 아니라 미군이 주둔하고 있는 걸프 국의 상황도 악화되고 있으며, 미국 전역에서는 무고한 유혈 사태를 중단하라는 대규모 반전 시위가 일어나고 있다. 지금은 어느 편에 서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왜 이런 문제가 발생하고 있으며 각자는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 그 선택 가운데 벌어지는 용납할 수 없는 무고한 희생에는 도대체 어떤 가치가 있는 것인지에 대한 진지한 물음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