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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윤식 Dec 04. 2020

음악철황 : 김현철의 귀환

브러쉬, 다시 음악을 칠하다.

 모처럼 미친듯이 음악을 듣기 시작했다. 내 브런치의 글쓰기의 시작은 “나의 3대 음악철황”이었다. 신해철, 김현철, 이승철 이렇게 3명은 내 청춘에 아로새긴 음악의 주인공들이다. 그 중에 한 명은 더이상 볼 수도, 만날 수도 없다. 최근에 다시 “나의 3대 음악철황”인 김현철이 귀환하였다. 앨범제목은 브러쉬인데, 나의 마음을 똑똑하고 두드리는 듯하다. 총 4곡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앨범 표지가 정말 수학적이고 감성적이다. 무슨 말인고 하니 앨범 표지를 자세히 살펴보기 바란다.


 고등학교 수학시간에 1사분면, 2사분면, 3사분면, 4사분면이라고 배웠을 것이다. 시계로 따지자면 1사분면은 0~3시, 2사분면은 9~12시, 3사분면은 6~9시, 4사분면은 3~6시를 의미한다. 그런데 앨범의 구성을 보면 아래와 같다.


 1사분면 : 1번곡 주현미 “Remind Wedding”

 2사분면 : 2번곡 최백호 “우리들의 이별”

 3사분면 : 3번곡 정미조 “Eoute, la pluie tombe”

 4사분면 : 4번곡 김현철 “너는 내겐”


 김현철은 천재뮤지션이라고 한다. 나는 앨범표지를 보고 “천재뮤지션”이라는 말에 고개를 끄덕인다. 귀로 듣는 음악을 눈으로 색칠하듯 보여주는 그의 “브러쉬” 앨범은 무척이나 회화적이다. 그의 새 앨범을 몇 번이고 다시 들어본다. 그리고 내게 있던 열정을 다시 한번 생각해본다. 직장인이라고 회사를 위한다는 명목으로, 아빠이자 남편으로 가족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바쁘게 살아온 것 같다. 그런데 “내”가 사라지고 있다는 느낌을 감출 수 없었다. 한동안 글쓴다는 이유로 브런치에 끄적끄적 습작들을 내놓았다. 1년 쯤부터 열정도 식고, 글쓰기가 의무처럼 느껴지고 결정적으로 재미가 없었다.


 김현철도 2019년에 음악으로 돌아오기 전까지 13년을 헤매였다고 한다. 그 이유가 음악에 재미가 없어졌다고 했다. 나도 1~2년 전부터 그랬다. 소설도 2편이나 쓰다가, 2편 모두 10~15% 정도 쓰다가 중단된 상태이다. 나도 브러쉬로 다시 색칠을 해야할 것 같다. 잃어버린 열정을 깨우치고 다시 찾아야할 것 같다. 그래서 1번째 곡이 바로 주현미의 “Remind Wedding”이다. 얼마나 절묘한 곡배치가 아닌가? 아마도 김현철은 그의 새 앨범의 첫곡으로 “잃어버린 사랑”을 다시 생각하는 리마인드 웨딩이란 곡을 선택한 게 아닐까 싶다.


 그리하여, 난 다시 김현철의 브러쉬 앨범으로 총 4편의 글을 쓰리라 다짐해본다. 그리고 잃어버리고, 잊어버렸던 내 열정을 다시 꺼내어 브러쉬로 다시 색칠을 해본다.


P.S 오늘 밤, 겨울 바람이 분다. 하지만 그 바람이 차갑지만, 내 외투안에 손은 따스하다. 내 가슴의 열정도 다시 살아날 수 있을까? 음악은 열정을 다시 불러일으키는 환상의 마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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