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정윤식 Apr 06. 2021

Park1538 개장을 축하합니다.

다시 출발점에 선다는 의미를 되새기다.

 1968년 4월 1일 월요일, 경북 포항 작은 어촌마을에 포항종합제철주식회사가 창립요원 34명으로 첫 발을 내디뎠습니다. 그로부터 53년이 지났습니다. 시간이 겹겹이 쌓이고, 거친 모래땅은 메워져 거대한 공장이 되었습니다. 2021년 4월 1일 목요일, 포스코 역사관 주변을 Park1538이라는 이름으로 수변공원을 만들어서 53주년 창립기념일을 축하하였습니다. 만우절에 세워진 포항종합제철주식회사는 거짓말처럼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철강회사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저는 Park1538이라는 공원 이름을 생각하며, 나에게 회사가 어떤 의미인지? 그리고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나? 자문해보았습니다. 그리고 매년 돌아오는 생일처럼 다시 출발점에 선다는 의미를 되새겨봅니다. 저는 Park가 공원을 의미할 수 도 있지만, 이와 동시에 포항종합제철주식회사의 창립자인 박태준 회장님을 의미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현대그룹은 정주영 회장님, 삼성그룹은 이병철 회장님이 있듯이, 포스코그룹은 박태준 회장님의 영향이 절대적이었습니다. 공원(Park)은 시민들에게 열려 있는 공적인 공간입니다. 공원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지만, 그 어느 누구가 소유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공원에는 남녀노소, 인종, 나이, 지역에 차별을 받지 않고 공원에서 다양한 활동을 향유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누군가가 공원에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거나, 허가도 받지 않고 독점적으로 사용하게 되면 더 이상 공원의 기능을 할 수 없게 됩니다. 또한 공원을 잘 관리하지 않으면, 밤에는 노숙자들이 차지하거나, 범죄의 온상으로 변해버립니다. 공원은 시민들이 주인의식을 가지고 공공질서를 지킬 때 잘 가꿀 수 있게 됩니다.


 다들 포스코는 주인 없는 회사라는 말을 합니다. 사실 그 주인이란 말은 “특정 개인이거나, 특정 가문이 소유한 지분”을 얘기합니다.  삼성은 이병철 - 이건희 - 이재용으로 이어지는 가문이 주인이라고들 합니다. 맞는 말이기도 하고, 틀린 말이기도 합니다. 포스코는 누가 주인일까요? 국민연금 지분이 가장 많으니깐 국민연금을 운용하는 정부 소유의 기업일까요? 포스코는 공원처럼 주인이 없다고 함부로 쓰레기를 버리거나 아무렇게나 방치해야 하는 공간은 절대 아닙니다. 포스코는 주인이 없다는 회사라는 말은 누구나 주인이 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자신이 하는 일에, 자신에게 맡겨진 일에 진심을 다하고 최선을 다하면 누구나 “주인”이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1538은 무엇을 의미할까요? 철의 녹는점이 1538도라고 합니다. 일반적으로 타는 불은 철광석을 녹일 수 없습니다. 1538도를 넘기 위해서는 고열량의 석탄 덩어리(코크스)와 풀무로 불리는 공기 바람이 있어야 합니다. 평상시와는 다르게 철광석을 녹이기 위해서는 엄청난 에너지원과 그 에너지원을 태울 수 있는 바람이 필요합니다. 우리도 평상시와는 다르게 어떤 과업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열정과 그 열정을 태울 수 있는 계기가 필요합니다. 그래야 우리는 비로소 도약을 할 수 있습니다.


 Park1538은 여러 가지로 저에게 많은 화두를 던집니다. 첫째, 나는 과연 포스코의 주인인가? 둘째, 나는 박태준 회장님의 뜻을 잘 이어받고 있는가? 셋째, 나는 뜨거운 열정과 열정을 태울 계기를 가지고 있는가? 적어도 포스코의 주인은 “나”라고 생각하고, 박태준 회장님의 뜻은 이어받되, 그분을 넘어서서 더 나은 포스코를 만들려고 작은 노력을 하고, 식어가는 열정의 불씨를 살려서 다시 한번 열정을 태우도록 해야겠습니다.


 창립 53주년을 맞이하여, 다시 출발점에 선다는 의미를 되새겨봅니다.

작가의 이전글 안녕, 내 익숙한 것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