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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P이 아닌 PAUSE

잠시 쉬어갑시다.

by 정윤식

중고등학생 때에 일제 소니 워크맨, 아이와로 카세트테이프로 노래를 들었고, 그 당시 삼성 마이마이, LG 아하가 나오면서 다들 음악 꽤나 듣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노래를 시작하는 건 PLAY 버튼을 누르고, 노래를 멈추는 건 STOP 버튼을 눌렀습니다. 전화가 오거나, 엄마가 부를 때에는 PAUSE 버튼을 눌러서 볼 일을 봤습니다.

인생을 살다 보면, 내 의지와 노력과는 상관없이 PLAY버튼이 눌러집니다. 내가 좋아하는 음악에는 흥얼거리며 어깨를 들썩여 보기도 합니다. 하지만 나 말고 타인(가족, 상사, 고객, 동료 등)의 취향에 맞는 음악에도 탬버린을 치고 넥타이를 이마에 두리고 노래를 불러야 할 때도 있습니다. 나 또한 내가 좋아하는 취향의 음악이 다른 누군가에게는 곤혹이 될 수 있다고 생각이 드니, 내 음악 취향을 남에게 강요한 적이 없는지 반성해봅니다.

음악은 흐르고, STOP버튼을 누르고 싶은 기분이 듭니다. 그러면 파티는 끝나고, 모두가 집으로 돌아가야 할 때입니다. 건강에 이상이 생겼을 때, 인생의 기로에 섰을 때, 삶의 좌표를 완전히 잃어버렸을 때, 그때는 과감히 STOP 버튼을 누리고 모든 걸 다시 생각해봐야 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자주 STOP버튼을 누르고 싶은 허망한 상상을 합니다. "확!! 때려치워 버릴까?" "확!! 이놈의 세상, 지겹구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실제 그렇게 하는 게 아니라, 그런 말이라도 내뱉어야 내 맘이 편해지기 때문입니다. 이럴 때 유용한 버튼이 바로 PAUSE버튼입니다.

음악은 계속 PLAY 되고 STOP 할 수 없는 순간에 우리는 잠시 PAUSE 할 수 있습니다. 우리 모두에게는 지금 STOP이 아닌 PAUSE 버튼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바쁜 일 젖혀두고, 급한 일 맡겨두고, 잠시 PAUSE 하고 짧은 휴가라도 내서 주변 바닷가에 가서 바람을 쐬거나 수다를 떠시는 걸로 "일시정지"를 해보심이 어떨까요?

PAUSE는 잠시 멈춰서 늦게 가는 것처럼 보일지 몰라도, 잠시 휴게소에 들러서 쉬는 게 오랫동안 안전하게 운전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효율적인 방법입니다. 우리의 인생은 한번 PLAY 되면 STOP 되기 전까지는 아주 적재적소에서 PAUSE를 해야 합니다. 인생은 음악과 같습니다. PAUSE버튼을 누르시고 잠시 쉬어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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