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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윤식 Jun 03. 2022

환호, 포항 버스 종착점에서 핫플레이스로

처음 된 자가 나중 되고, 나중 된 자가 처음이 되다.

1995년 3월 처음으로 포항에 첫발을 내디뎠다. 그때 시외버스터미널에서 109번이나 105번 버스를 타고 육거리, 선린병원 등을 돌고 돌아서 북부해수욕장쯤 오면 거의 포항의 끝자락에 도착하게 된다.


그리고 두호동 동사무소를 지나서, 명지탕을 지나면 조그만 언덕배기를 올라가면 왼편으로 오래된 환호 주공아파트 단지를 지나게 된다. 그리고 지금은 라메르 웨딩컨벤션으로 변해버린 환호동 버스 종착점에 내리게 된다.


포항 환호동은 환호 주공아파트가 재건축되어서 환호해맞이아파트와 환호해맞이공원이 들어서고 나서 포항에서 가장 큰 공원을 품은 동네가 되었다. 아마도 서울에 있었으면 올림픽공원을 품고 있는 살기 좋은 동네가 되었을 것이다.


어제 환호동에 사시는 분과 저녁을 먹었다. 그분은 토목과를 전공해서 건축회사에서 근무하시다가 수처리를 하는 회사에서 영업소장을 하고 계신다. 화공, 환경전공자들로 가득 찬 회사에서 토목과 출신 영업소장의 애환과 고생이 눈에 훤히 보인다.


저녁 식사를 마치고 어제 돌아가는 길에 그분이 살고 계시는 환호동을 떠올려 보았다. 불과 20~30년 전에는 환호동은 북구의 끝자락에 버스 종착점이 있던 변두리 동네였다. 하지만 지금은 전국에서도 손꼽히는 아름다운 풍광과 조경을 자랑하는 해맞이공원이 위치해 있고, 요즘 핫플레이스로 유명한 스페이스워크도 생겨났다.


문득 그분이 “환호동”과 비슷하다는 생각을 했다. 처음에는 주목받지 못했던 변두리 동네였지만, 시간이 흐르고, 환호동의 진가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해맞이공원 언덕에 오르면 구룡포까지 동해 바다가 눈앞에 펼쳐진 절경을 보게 된다.


성경에 이런 구절이 있다. “처음 된 자가 나중 되고, 나중 된 자가 처음 된다.”라는 말이다. 환호동은 포항의 제일 끝 버스 종착점이었지만, 이제는 전국에서도 알아주는 핫플레이스가 되었다. 그분도 환호동처럼 “나중 된 자가 처음이 되는” 일이 펼쳐졌으면 한다. 그분이 작년에 그 회사에서 토목전공자인데도 불구하고 최우수 영업직원으로 상을 받았다고 한다. 다시 한번 축하를 드린다. 환호라는 이름은 바다 호안을 휘감고 있는 지형을 뜻한다고 한다. 그분이 수처리회사에서 물 호안을 휘감아서 휘어잡는 “환호”와 같은 분으로 성장하길 진심으로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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