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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윤식 Feb 14. 2023

피아노맨, 우리에게 노래 한 곡 들려줘

당신은 우리를 기분 좋게 만들어 준다네..

안녕하십니까? 정윤식입니다.

제가 중고등학생 시절에 좋아하는 팝송가수를 꼽으라고 하면 “빌리 조엘”, “브라이언 아담스” 이렇게 투탑을 꼽습니다. 아마도 다들 빌리 조엘의 “Honesty”는 들어보셨을 겁니다. 비록 빌로드 1등을 한 적은 없지만, 빌리 조엘의 콘서트 피날레를 장식하는 “피아노맨”에 대해서 얘기해 볼까 합니다. 피아노맨 가사에 나오는 등장인물을 소재삼아 글을 써봅니다.  


첫 번째 등장인물은 나이가 많은 남자(an old man)입니다. 그는 토닉엔진(진토닉)을 즐겨 마시며, 피아노맨에게 물어봅니다. “Son, can you play me a memory?” 여기서 멜로디가 아니라 메모리라고 합니다. 나에게 추억을 연주해 줄 수 있냐고 물어봅니다. 이제는 나이가 들어서 정확한 기억은 나진 않지만 슬프면서도 달콤한 노래였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젊었을 때 다 기억했는데, 이제는 정확한 기억이 나지 않다고 말합니다. 내 젊은 시절의 추억을 함께 노래를 부를 수 있다니 얼마나 행복한지요? 젊은 시절의 추억은 지금 곱씹어보면 달콤하지만, 그 당시에는 얼마나 슬펐습니까? 이제 저희도 그간에 어려움과 슬픔을 달콤하지만 흐릿한 기억으로 노래할 수 있어서 행복합니다.


두 번째 등장인물은 바텐더인 존인데 내 친구입니다. 클럽에서 피아노맨으로 일하는 저에게 공짜 술을 주는 좋은 친구입니다. 농담도 잘하고, 담배에 불도 부쳐주는 친구입니다. 하지만 바텐더로 일하는 존이 하고 싶은 따로 있습니다. 여기(클럽)를 떠나면 분명히 영화배우가 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우리 모두는 존처럼 여기에서 사람들에게 친절하게 살고 있습니다. 직장동료에게 농담도 잘하고, 그들이 얘기도 잘 들어주고, 가끔씩 공짜로 술이나 커피도 삽니다. 하지만, 지금 있는 여기를 떠나면 영화배우가 될 수 있다는 꿈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도 이런 모습이 있습니다. 누군가는 선교사의 꿈을, 누군가에는 카레이스의 꿈을, 누군가는 프로골퍼의 꿈을 키우고 살아갑니다.


세 번째 등장인물은 부동산 중개사인 존입니다. 그는 일을 바빠서 결혼도 못했습니다. 그런데 그는 부동산 중개사이자만 소설가이기도 합니다. (a real estate novelist) 바텐더인 존과는 다르게 폴은 생업으로 부동산 중개업을 하고 있지만 틈틈이 소설을 쓰고 있는 소설가이기도 합니다. 우리도 이와 비슷합니다. 다들 생업을 위해서 열심히 살고 있고, 또한 자신의 꿈을 위해서 소설을 쓰고 있습니다.


네 번째 등장인물은 해군에서 일하고 있는 데이비입니다. 여기서 빌리 조엘은 라임을 맞춥니다. Davy who’s still in the navy.라고 노래합니다. 그리고 아마도 데이비는 평생 해군에서 살다가 것 같다고 얘기합니다. 아마도 저도 그렇고, 여러분도 그렇고 아마 평생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에서 평생을 다니지 않을까 합니다. 그게 생업의 행복함이자 비루함이 아닐까 합니다.

이렇게 네 명의 등장인물이 클럽에 등장합니다. 그리고 그들은 고독이라는 술을 나눠마십니다. 그래도 혼자 마시는 것보다는 낫다고 얘기합니다. 어쩌면 이렇게 미국이나 한국이나 똑같을까요? 우리도 서로 다른 캐릭터를 가진 4명이서 고독이라는 술을 나눠 마셨습니다. 그래도 혼자 마시는 것보다 낫지 않았습니까?


마지막 등장인물은 바로 “피아노맨”입니다. 매니저도 등장하는데, 매니저가 피아노맨에게 웃음을 짓습니다. 왜냐하면 여기 손님들이 모두 다 피아노맨을 보기 위해 왔는지 알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손님들이 피아노맨을 보기 위해 온 이유는 바로 “To forget about life for a while”입니다. 잠시라도 삶의 고단함을 잊기 위해서입니다. 그래서 우리도 이렇게 삶의 고단함을 잊기 위해서 저녁에 만나서 맥주와 소주를 마시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은 유리병에 팁을 넣으면서 이렇게 얘기합니다. ”man, what are you doing here?” 당신 같은 사람이 여기서 왜 이렇게 이러고 있냐고 물어봅니다.


피아노맨은 여기서 노래를 부르고 피아노를 치는 이유는 바로 그들의 삶을 함께 노래하고, 삶에 지친 그들을 위해서 잠시라도 함께 노래를 부르기 위함입니다. 뉴욕에서 성공한 뮤지션으로 살기보다는 엘에이 코리아타운에 있는 허름한 바에서 노래를 부르고 있는 빌리 조엘은 피아노맨으로 살고 있습니다. 우리 모두는 네 명의 등장인물인 동시에 피아노맨입니다. 그래서 우리 모두는 노래에 부를 준비가 되어 있고, 당신은 우리들의 기분을 좋게 만들어 줍니다. 계속되는 후렴구로 이 글을 마칩니다.


Sing us a song, you’re the piano man

Sing us a song tonight

Well, we’re all in the mood for a melody

And you’ve got us feeling alright.


감사합니다. 당신은 나의 피아노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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