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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윤식 Dec 18. 2023

철과 물의 만남

우리는 서로에게 보호막이 될 수 있을까?

안녕하십니까? 정윤식입니다.

어제 오랜만에 제철음식인 대방어회를 맛있게 먹었습니다. 그동안 함께 협업하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함께 고민하며 지내왔습니다. 업무적으로 만난 파트너지만, 이제는 함께 인생을 살아가는 전우로서 지내고 있는 것 같아서 마음속으로 전우애를 느끼고 있습니다. 두 회사는 각자 매우 전문적인 소재를 다루고 있고 있습니다. 철과 물의 전문가들이 만나서 지금껏 협업을 하고 있습니다. 어제 말씀드렸듯이 철은 무기계의 대표적인 소재이고, 물은 유기계에서 매우 중요한 구성요소 중에 하나입니다.

 

철과 물은 무기계, 유기계로 구분될 만큼 매우 뚜렷한 차이점을 가지고 있지만, 매우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철과 같은 무기계는 대체적으로 d나 f 오비탈에 있는 원소들이 주류를 이루고, 물과 같은 유기계는 대체적으로 s나 p 오비탈에 있는 원소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철(Fe)은 자연상태에서 Fe2O3와 같은 산화철로 존재하고 있고, 주로 탄소(C)와 결합해서 환원반응을 거쳐서 Fe로 결정상태를 유지한 철강제품으로 생산된다.

 

그래서 철에게 물은 매우 취약한 물질입니다. 철은 물을 만나면 녹이 슨다. 이에 반면에 물은 상온에서 형체의 특성상 유체상태이다. 물을 끌어오기 위해서는 로마시대에는 돌로 만든 수도교를 사용하였고, 산업시대에는 주로 주철이나 철로 만든 배관을 통해서 물은 이동하도록 공학이 발전하였다.

 

서로가 만나면 이질적인 존재이지만, 직접 오래 두고 만나기 위해서는 서로에게 보호막이 필요하다. 철은 녹이 슬지 않기 위해서 아연으로 도금을 해서 자동차용 강판을 만들기도 하고, 숟가락, 젓가락 등과 같은 식기류는 아예 니켈과 크롬을 합금해서 스테인리스 철강제품을 만들기도 한다. 또한 철강제품에 발수코팅을 시켜서 물이 철강표면에 응축되는 표면적을 최소화하는 Dropwise 시키는 기술을 만들기도 한다.

 

그리고 우리 신체의 대부분은 물로 이루어져 있다. 물로 만들어진 인간은 빠른 속도로 이동하기 위해서 자동차나 기차를 이용한다. 물로 이루어진 인간을 보호하기 위해서 철강제품은 물로 된 인간에게 보호막을 제공한다. 그러니깐 철은 물로부터 산화반응을

보호하기 위해서 보호막(아연도금, 스테인리스, DW)을 이용하고, 물로 된 인간은 물리적 충격으로부터 보호받기 위해서 철강제품을 보호막으로 쓴다.

 

그러면, 철과 물은 이렇게 만나고 하고, 함께 살아간다. 그리고 서로가 보호막이 되고 있다. 서로의 강점을 이해하고, 자신의 강점이 상대방에게 해를 끼치지 않고 유익이 되기 위해서는 서로에게 보호막이 되어주어야 한다. 두 회사와의 만남 너머에는 두 회사의 사람들의 만남이 있다. 앞으로 더 많은 일들이 펼쳐지게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우리는 서로에게 보호막이 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난 "그러하다."라고 답할 것이다.

 

감사합니다.

정윤식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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