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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염소 Aug 14. 2017

[방송도감#10] JTBC <썰전>

시사와 예능의 만남,정치 인포테인먼트의 시작

[프로그램 소개]



교양과 예능 그 사이의 어딘가를 헤매는 프로그램,

시사/교양으로 편성되어 있으나, 제작진들은 예능이라고 말한다.     

정삼각형의 구도로 앉은 세 명의 출연자,

개그맨MC 김구라와 한 때 정치에 몸담았던 진보, 보수의 대표 논객이 삼자대면이 펼친다. 

때로는 격하게, 때로는 평화롭게, 금기와 성역 따위 없는 그들의 토크 수준은 

이미 시사 보조 교재 급.

시원하고 거침없는, 스포츠 경기를 방불케 하는 두 논객의 입담 전쟁은

<썰.전(戰)>이기에, 그리고 <썰.전(戰)>에서만 가능하다.



시사와 예능의 만남,

정치 인포테인먼트의 시작, 

<썰.전(戰)>


이철희 소장, 강용석 변호사, 유시민 작가, 전원책 변호사 

TV 프로그램에서는 만나보기 힘든 출연자들이다. 주로 국회 일하다가 뉴스에 잠깐 얼굴을 비추거나, 토론 프로그램에 출격하고는 하던 사람들이다. 하지만 전직 정치인 혹은 대표적인 논객들이 중후한 모습을 내려놓고 본격 ‘썰 풀러’ 나왔다. 정적인 스튜디오에 세트라고는 정삼각형 탁자만이 덩그러니, 도무지 맞닿을 수 없을 것 같은 세 꼭지점들이 만나 ‘썰.전(戰)’이 시작된다. 주제는 <100분 토론>, <심야 토론>에 나올만한 내용,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정말 ‘재미’를 목적으로 보는 사람들이 많다. 각자의 캐릭터가 뚜렷한 두 논객과 MC 김구라의 케미는 예능 못지않은 오락적 성과를 내고 있는 중이다.



[이거 오락 프로 아니에요?]


말했지만 내용은 <100분 토론>인데 틀은 MBC <라디오 스타>이다. 뉴스 급에서만 나올 것 같은 두 논객 위로는 우스운, 흔히 말해 ‘약 빤’ 특수효과와 자막의 향연이 펼쳐진다. 이미 그들의 캐릭터도 확실하다. 김구라 잡는 거성 전원책, 적극적인 연기와 재미난 비유 능력이 매력인 온화한 남자 유시민, 투입 자체가 노이즈마케팅이던 강용석 전 국회의원까지. 이미 그들은 똑똑한 지식인이기 이전에 프로그램 속에서 오락적으로 소비되고 있다.     

때문에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 일단 이 프로그램이 ‘예능인가, 교양이냐’에 대한 논란은 잠재우고 들어가야겠다. 공식적으로 장르는 ‘시사, 교양’으로 분류되어있으며, 무엇보다도 <썰전>은 네이버 ‘시상, 교양’ 부문 인기 검색어에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와 1위를 다투고 있으며, 백상예술대상에서 교양 작품상 후보에 올랐던 프로그램이다. 그러나 제작진은 사실상 자체적으로 예능이라고 인정했다. 그럼에도 필자가 이 프로그램을 굳이 다큐멘터리, 시사교양 파트에 구겨 넣은(?) 이유가 있다. 시사교양 및 다큐멘터리와 예능을 확실히 나누기 힘들어진 요즘, 교양프로의 ‘예능화’ 현상을 앞장서 보여주는 <썰전>은 현재 교양 프로그램들의 트렌드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예능은 ‘다큐화’ 되어가고, 다큐는 ‘예능화’ 되어가는 21세기에 <썰전>을 보며 우리는 ‘교양이 아니라 오락 프로 아닌가?’하는 의문보다는 ‘내용은 교양인데, 자막도, MC도 예능이네?’ 정도의 반응을 보이는 것이 더 바람직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정치의 오락화를 이끌다]


그렇다고 이 프로그램을 ‘예능화’ 된 교양의 효시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이미 많은 교양 프로그램들이 개그맨을 패널이나 MC로 투입하여 재미를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보다도 <썰전>에서 주목할 점은 바로 ‘정치의 오락화’이다. 그저 전직 정치인 혹은 지식인이 나와서 웃긴 이야기를 하는 프로그램이 아니다. 실제로 그들이 다루는 이슈는 <100분  토론>에 나올만한 주제들, 그것도 가장 핫한 이슈들이다. 심지어 뉴스에서도 제대로 다루지 못하는 내용, 그리고 지상파에서는 다루지 못하는 내용까지도 떠들 수 있다. 종편 프로그램이기에 가능한 부분도 있다. 정치적 이슈에 관한 인포테인먼트(information + entertainment)의 효시라고 할 수 있다.


정치가 사람의 생활 속으로 들어왔지만, 지상파 언론이 제 역할을 못하고 공정보도가 이뤄지지 않는 틈새에서 나온 실험적인 작품
-김원 대중문화평론가-


결국 정치라는 분야를 어렵게, 무겁게 여긴 일반인들에게 일상에서 하나의 이야깃거리처럼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재밌게 풀어냈다는 점은 가장 큰 인기 요인이다. 정치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물론 정치에 무관심한 사람들까지도 끌어들일 수 있다. 특히 뉴스에서는 다룰 수 없는 무거운 정치 이야기에 대해 논리적이면서도 거침없게 자신의 생각을 말하는 두 명의 출연자 덕에 시청자들은 일종의 카타르시스를 느낀다. 그 때문인지 <썰전>은 시청률과 상관없이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프로그램 2위에 선정되었다.  (한국 갤럽(Gallup report) 2014년 12월 23일 조사. 1위는 EBS <세계테마기행>, 3위는 KBS <인간극장>)  

 

우리나라의 경우 TVN의 <SNL 코리아>와 <쿨까당>에서 조금씩 정치 이야기를 하고 있었고, <썰전> 이후로는 TV조선에서 <강적들>이란 프로그램을 냈다. 특정 시기를 기점으로 종편이나 케이블에서 이런 프로그램이 등장했다는 사실은 지상파 방송의 뉴스, 시사 프로가 기능을 제 역할을 못하는 상황에서 국민들의 정보에 대한 갈증이 컸다고 추측해볼 수 있다. 하지만 <SNL 코리아>는 정치적 이슈를 다루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오락에 정치적 풍자로 양념을 치는 정도였다. <쿨까당>과 <강적들>은 <썰전>만큼의 거침없고 시원한 토크를 이끌어내지는 못한다. <썰전>의 시초로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은 2011년 ‘국내 유일 가카 헌정방송’이라는 슬로건과 함께 등장한 팟캐스트 <나꼼수>라고 할 수 있다. 성격은 많이 다르지만, 무거운 사안을 술자리에서 썰 풀 듯 거침없게, 그럼에도 내용은 다양한 정보로 채워냈다는 점에서 말이다. 



[시사 보조 교재 급 정보력]


실제로 많은 이들은 신문이나 뉴스에서보다도 많은 소식을 깊게 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썰전>을 교양 보조교재쯤으로 생각하기도 한다. 한 주간의 핫한 이슈는 일단 다 다뤄준다. 또한 특수효과나 자막은 좋은 교재를 방불케 한다. 중요한 정보나, 어려운 내용이 나오면 인포그래픽을 적극 활용하는데, 시각적 효과가 뛰어나다. 이럴 때는 화면을 나누어 한 쪽에서는 논객이 이야기하고 있는 영상을, 한 쪽에는 노트 필기한 것 같은 자막이 나와 교육방송과도 같은 기능을 한다. 날카롭고 예리한 통찰력, 그리고 방대한 교과서적 지식 외에도 두 논객들에게는 시청자들을 사로잡는 또 하나의 정보력이 있다. 바로 정치계의 뒷이야기들이다. 특히 대선을 앞두고 이러한 정보력은 더욱 매력을 발휘하는데, 2016년 대선을 앞두고는 후보자들이 어떻게 시술 또는 수술을 통해 인상을 바꾸는지 등을 언급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특히 정치계의 ‘뒷담화’에 능했던 출연자가 강용석 변호사였는데, 실제로 정치계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보니 누구보다도 정확하고 생생한 정보를 전해 시청자들을 불러 모았다.     

그래도 <썰전>은 저런 스캔들, 지라시 같은 내용보다는 무거운 주제를 더욱 많이 다루려고 한다. 1회에서 57회까지의 분석 결과에 따르면 정치/선거/정책, 경제/기업/금융, 국제/외교 등의 주제가 분량의 72.3%를 차지하며, 그 외 나머지 시간에는 대통령의 패션, 국회의원들의 스캔들 등 선정적이거나 사적인 이슈를 다루었다. 외국에서는 이미 ‘정치 예능’이라고 불릴만한 프로그램들이 많이 있어왔지만 <썰전>과는 차이가 있다. 대표적으로 <오프라 윈프리 쇼>, <The Rosie O' Konnell Show>, <Live with Regis and Kelly> 등이 있다. 이 프로그램들이 정치 예능이라고 분류되는 이유는 정치인들이 나오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로 선거 캠페인, 정책적 이슈, 당파적 갈등에 대한 실질적인 정보 전달은 잘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보다는 사적이고 유한 이야기가 오간다. 예를 들면 정치인이 나와서 그가 살아온 극적인 인생을 이야기를 해주는 식이다. 무게감 있는 정보 전달에 강점이 있는 <썰전>보다는 SBS 예능프로 <힐링캠프>와 더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 



[격한 논쟁, 그러나 거북하지 않게]


이같이 정치 이야기를 예능적으로 풀어내는 프로그램에서 가장 주의해야 할 점은 너무 무겁지도, 너무 가볍지도 않게 이끌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 중심축은 단연 세 명의 출연자에게 있다. 일단 두 논객들이 너무 정당 프레임에 갇혀있는 사람이어서는 곤란하다. 진보, 보수의 입장에서 이야기할 수는 있지만, 그 가치관이 정당에 묶여있으면 시청자들에게 일정한 공감을 얻기 힘들어진다. 전반적으로 당내 입장을 고수하는 출연자들보다는, 그 사이를 허물며 자유롭고 거침없는 모습을 보이는 출연자들의 인기가 더 많았다.      


그 때문인지, 유시민 작가와 전원책 변호사의 투입 이후 최고 시청률을 찍었다. 일단 유시민 작가는 보건복지부 장관에 정당 대표까지 하며 정치계에 깊게 몸담은 사람인만큼, 진보 논객임에도 오히려 전원책 변호사보다 현실적인 스탠스를 취할 때가 있다. 보수 측 논객 전원책 변호사는 거침없는 입담으로 ‘모두 까기 인형’이라는 별칭이 있다. ‘All 단두대’, ‘능지처참’ 등 그가 만들어낸 유행어다. 과격한 언행으로 호불호가 갈리긴 해도, 비판의 대상은 좌우 성역을 가리지 않는다는 점에서 보편적인 공감대를 얻고 있다. 하차한 출연자들 강용석 변호사와 이철희 소장 역시 거침없는 입담을 보여줘 화제를 모았다. 초기 멤버였던 그들이 지금의 <썰전>의 틀을 다져놓았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렇듯 두 논객의 가치관 차이를 통해 하나의 이슈에 대한 다양한 입장을 접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리고 거친 입담으로 가볍게 풀어낸다는 점에서 시청자들은 거북하지 않게 정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나아가야 할 방향]


지금 정치도 말로 때우는 설전 정치인데, 이런 프로그램 패턴과 맞물리게 되면 실제 정치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토론 없이 말밖에 없는 정치가 될 우려가 있다.
-전규찬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하지만 이 실험적인 프로그램에는 역시 한계도 존재한다. 전문가들은 오히려 이러한 프로그램들을 통해 정치 이슈가 너무 가벼운 화젯거리로만 소비된다는 점을 지적한다. 또 정치나 사회 문제에 대한 사실 전달이나 진위가 제대로 가려지지 않은 상황에서 시청자들이 프로그램을 보면 혼란을 겪을 수 있다는 문제도 제기된다. 실제로 이 프로그램은 늘 짧은 시간에 쫓긴다. 괜히 <100분 토론>이 아니다. 한 주제에 대해 그 정도 시간을 들여 줘야 진지한 이야기가 오갈 수 있기 때문이다. 두 논객이 한창 불붙어 있을 때 사회자 김구라는 흐름을 끊어 맥을 끊고는 한다(사회자 탓은 절대 아니지만). 때로는 두 논객의 토크가 샛길로 빠져 이슈와 상관없는 순도 100%의 예능이 되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영방송 내 토론이나 시사 프로그램이 만족시켜주지 못하는 부분을 <썰전>에서 해소시켜준다는 점에서는 분명 의미가 있다. 물론 가장 바람직한 것은 공영방송에서의 언론의 역할이 확실히 자리를 잡은 후 국민들에게 시사 이슈에 대한 충분한 팩트가 활발히 제공되고 있다는 전제 하에서 <썰전>이 그 이외의 심도 있는 이야기나, 예능적 기능 등을 채워주는 방식이다. 아직 그렇지 못한 우리 사회 내에서 <썰전>이 어떻게 자리 잡아 갈지는 아직도 과제로 남아있다.  



[더 알아보기 : 인포테인먼트의 변천 ]


 ‘정보’와 ‘재미’ 두 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는다는 인포테인먼트(information + entertainment)는 시사/교양과 예능 사이를 오가며 오랫동안 사랑받고 있는 장르 중 하나이다. 오락 프로와 교양 프로의 선이 분명하던 경향은 2000년대 초에 깨지기 시작했다. SBS에서는 2002년 <솔로몬의 선택>이라는 교양 프로그램을 내 놓았다. 현직 법조계 전문가들이 출연해 해박한 법 관련 지식을 전달한다. 어렵게 느껴지던 법조계 인물들이 친근한 모습으로 다가온 기회이기도 했다. 뒤이어 2003년에는 KBS에서 <비타민>과 <스펀지>를 기획했다. 예능 프로임에도 불구하고 각각 건강 지식, 그리고 잡다한 지식들을 전달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조금 뒤인 2005년에는 KBS의 <위기탈출 넘버원>이 안전 분야 관련 상식을 전달하였다. 예능과 교양의 경계선을 허물며 재미와 정보 모두를 잡은 성공적인 프로그램들이었다.


  위 프로그램들의 특징은 한 프로그램 안에서도 오락적 요소와 교양적 요소, 즉 재미와 정보의 영역이 확연히 구분되어있었다는 점이다. 대부분 전문가들과 연예인이 동시에 등장하는데, 연예인들은 진행과 재미를 맡고, 전문가들은 그야말로 연예인들이 묻는 말에 대답만 해줄 뿐이다. 친절하고 푸근한 아저씨 혹은 아주머니의 이미지 그 이상의 변신은 없다. 여전히 똑똑하지만 딱딱하고 조금은 지루한 의사 선생님, 판사, 변호사 분들이다. 전문가가 등장하지 않는 스펀지에서도 마찬가지다. 연예인들은 방청객의 역할 그 이상을 하지 않는다. 지식과 정보는 PD들이 준비하는 자료 영상을 통해 전달되고, 연예인들은 그것을 보고 재미있게 반응하는 역할로서 존재한다. 이런 경향이 바로 2000년대 인포테인먼트의 주 흐름이었다. 


  하지만 2010년 이후로는 좀 다르다. 각각 2012년, 2013년에 시작한 TV조선의 <살림9단의 만물상>과 MBN의 <황금알>은 중장년층을 타깃으로 한 인포테인먼트로 여전히 전문가가 나와서 정보를 전달하고, 연예인들이 진행하는 형식을 고수하고 있다. 그러나 <썰전>만 봐도 그런 포맷은 아니다. 유시민 작가와 전원책 변호사의 모습은 위에서 말한 전문가들과 다르다. 매우 능동적이고, 거침없고, 사적이고, 편파적이기도 하고, 웃기다. 이전과는 형식도 다르고, 다루는 내용도 조금 차이가 있다.  


  2000년대의 인포테인먼트와 달리 전문가 출연진들의 성격이 달라졌다. 요즘의 인포테인먼트 프로에서는 전문가들이 권위적이지 않고, 방송인으로서의 면모까지 보인다. 똑똑하되 딱딱하지는 않다. 예능은 연예인이, 정보는 전문가가 책임지는 시대는 끝났다. 이제 뇌가 섹시한 비연예인들이 웃음까지 책임진다. <썰전>의 MC 김구라가 재미를 위해 투입된 것이 아니라는 건 분명하다. 오히려 패널들이 웃기다. 2013년부터 TV조선에서 방영 중인 예능프로 <강적들>에는 언론인, 평론가들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같은 해 KBS1에서 시작한 <역사저널 그날> 역시 최원정 아나운서와 방송인 이윤석을 제외하고는 영화, 문학, 교육 등에 종사하는 비연예인이다. 계속 질문해주거나, ‘아~ 그렇구나~’하며 반응해줄 연예인의 비중은 적다.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tvN의 <알.쓸.신.잡>은 '지식인'들로만 구성된 알짜배기 프로그램이다. 똑똑한 사람들의 수다는 소구력이 있는 아이템이라고 보여진다.


  내용 측면에서 봤을 때는 신변잡기적 내용이나 잡다한 지식을 벗어나 좀 더 다양한 지식의 층위을 다룬다. 무거운 시사 이슈는 물론이고, 아직까지는 미미하지만 ‘오락’과는 절대 섞일 수 없을 것 같은 인문학 역시 점차 인포테인먼트의 영역으로 들어오고 있다. 인문학을 가볍게 다룬다는 비판도 받지만, 대중화시킨다는 점에서 환영받기도 한다. KBS의 <역사저널 그날>은 주로 지식을 전달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패널들끼리 역사 속 사건을 놓고 함께 토론을 나누는 부분에서는 인문학적 소양까지 키울 수 있는 시간이 된다. 2015년 TVN에서 시작한 <어쩌다 어른>과 2016년 JTBC에서 12부작으로 내놓은 <차이나는 도올>은 프리미엄 강의 형식이다. 전문가 한 명이 강의한다는 점에서 기존에 KBS에서 방영한 <강연 100도씨>와 <인문강단 樂 >과 비슷하지만 훨씬 소프트하고 젊은 감성이다. <어쩌다 어른>은 ‘특강 쇼’라는 이름의 장르를 붙였는데, 실제로 지루할 틈 없이 자막과 음악을 사용하여 마치 한 편의 쇼를 보는 느낌이 든다. 2015년 JTBC에서 시작한 <김제동의 톡투유-걱정말아요>는 젊은 세대를 타깃으로 한 시사토크 콘서트이다. ‘강의’라는 단어를 부드럽게 ‘토크 콘서트’로 바꾸었다. 이제 강의도 ‘쇼(show)', ’콘서트(concert)가 되어가는 시대이다. 최근 tvN에서는 <우리들의 인생학교>, <수업을 바꿔라> 등의 인문학+인포테인먼트 프로그램들을 내놓고 있다. 인문학 영역에서의 인포테인먼트는 아직 무궁무진하다고 본다.




**참고자료

최영주 기사, <시사 프로 빈자리 대신하는 정치예능>, PD저널, 2013.05.29

정은교 외 1명, <정보인가 오락인가-정치 예능 토크쇼의 정치적 효과>, 한국언론학보,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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