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재영 Jun 04. 2021

음喑

나상현씨밴드- 목소리

몇 번의 밤이 가면 나도 달라질 거라 생각했는데, 
난 아직도 똑같아.


이제 괜찮다, 싶었는데. 그 목소리, 가장 너였던 그 목소리를 반년이 넘게 듣지 못했음을 간과해서. 청력은 괜히 아웃스탠딩 하니까 스치는 진동에도 귓바퀴가 전율하고 자만은 언제나 문제가 되므로 결국 나는 참으로 오랜만에 고장이 나서 멍하니 귀만 열고 눈을 끊고. 건조한 목소리를 선호하는 너지만 나는 기름기가 껴있고 그래서 엄청난 다이어트!도 하고 요요도 오지 않았는데 성대는 변함없이 비대하니까 세 살 때 먹은 새우깡이 나올 때까지 토를 해대도 끝내 피만 나오고 목소리를 삼할 잃고. 그래도 나는 목소리 AI 하나 믿고 계속 게워낼 건데 내 목소리 구입하는 김에 약간 더 말려주세요, 하며 근데 제가 선호하는 목소리도 구입할 수 있을까요? 사람 하나 살리는 셈 치고요. 아니, 죽이는 건가. 하여튼요.


매거진의 이전글 이제 산들바람 한 줌에도 실리는 깃이 되어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