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나비 - 나의 기쁨 나의 노래 (Intro)
나의 기쁨, 나의 노래되어 날아가,
거리를 나뒹구는 쉬운 마음 되어라.
방울방울 새는 수도꼭지 소리도 궁금해지는 고요한 밤이면, 다음을 기약했던 우울들은 어김없이 초인종을 누른다. 욕조를 가득 채운 물에 아무리 입욕제를 더해도, 머리까정 담가 버리고 말면 집어삼킬듯한 달콤한 죽음이 모든 구멍들로 찾아오곤 했다. 서너 번 잠수에 흘러나간 상반신 부피만큼의 액체들 덕에 겨우 턱밑에 멈추게 된 수면 위로, 나는 이제야 유레카를 외치듯이 시를 뱉는다. 물수제비를 뜨는 나의 말들이 몇 번을 튀기던 결국엔 가라앉겠지마는, 그 얇은 파동들로 인해 향이 입혀진 물분자들이 대기권에 존재하게 되므로 기쁨이다.
곡을 쓰는 사람임이 무색할 정도로 어떤 음도 그날 나의 고유 진동수에 마침맞지 못할 때면, 손은 여섯 줄을 기계적으로 애무하고 혀는 가짜 신음을 입안에 굴릴 뿐이다. 허나 익숙한 내음 한 줄기 인중에 스칠 때, 갓난이의 옹알이가 '마마'가 되는 이적이 있음을 알기에 나는 오늘도 코드를 잇는다. 그 얼기설기 짠 테피스트리가 대로변 쓸쓸한 벤치 한뎃잠을 자는 이에 내려앉아 향긋한 수증기와 함께 조금의 온기라도 지켜낼 수 있다면, 손샅에 고인 피는 영롱할 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