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 밤

선우정아 - 구애

by 재영
난 언제나 그랬어. 당신만 쭉 바라봤어.
넌 언제 그랬냐, 역정을 내겠지만.


있지,

난 그날 차를 돌렸어.

애인 집으로 향하던 길,

걸려온 전화 속 울먹이는 네 목소리에,

나는 바로 차를 돌렸어.


왔던 길을 되짚으며 나는, 드디어, 깨달았어.

어딘가 비어있는 채로 애인에게 향하던 사랑의 문장들과

네 앞에서는 한없이 가라앉던 아주아주 간단한 단어들,

그것들의 이유를 말이야.


그렇게 벅찬 마음으로 마주한 너는,

새로운 애인을 사귈 것 같다며

그 전 애인을 영영 잊게 될까 봐,

그게 너무 두렵고 무서웠대.


그래서 엉엉 울었고,

생각나는 사람이 나 밖에 없었다고,

고맙다고 이야기하는 소주잔 앞의 너를 보며,

나는 또 한 번 깨달았어.

나는 네게 절대 닿을 수 없다는 걸 말이야.


밤이 차.

그래서인지 별도 선선하니 아득하네.

하지만, 이제는 알아.

나는 언제까지고, 여기서, 홀로,

저 별을 올려다볼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