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읽지 않는 글은 쓸쓸하다

Mot - 헛되었어

by 재영
아무렇지도 않다가 한순간 초라해져.
내 바보 같은 변명만 자꾸 되풀이하고.
영원을 믿던 진심과, 그 진심을 잃어버린 날의 부끄러움과 후회마저도


그레고리안 성가 애처로워 들어간 반파된 성당의 고해소에는 육욕에 눈이 멀어 안강에 구더기가 들끓는 사제의 쪼그라들 대로 쪼그라든 남성이 썩은 젖가슴 달린 뱀에게 뽑히듯 빨리고 있으므로 요란한 성사는 그저 고요할 뿐이다. 타락한 신부의 혼 만치나 공허한 고백은 그렇다 쳐도 성언에는 못 미치겠으나 나름 진실한 승화에의 노력 또한 십자가 위 티끌이 되어가니 진폐증에 괴로운 어린양은 망극하여 차마 성령에 비말을 흩뿌리지 못해 속기침이 잦다. 최후의 식사랍시고 차려진 탁을 보라. 접시에 가려진 식탁보는 이미 때가 탔고 먹음직스러운 음식은 죄다 플라스틱. 아무 향취도 없는 만찬에는 눈코가 없는 쥐새끼들만이 꼬여 흥겹다. 아아, 쓸쓸한 나의 글을 위해 흐르지 못하는 포도주 빛깔의 에나멜로 건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