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주간지에서 인턴기자를 했을때, 이른바 키 크는 수술의 대가를 만난적이 있었다. 고대구로병원 모 교수님이었다. 그분을 신나게 취재하고와서 '일리자로프 수술의 권위자'라고 기사를 올렸더니, 선배가 지적해주시길, '권위자'라는걸 어디서 인정했고, 니가 그걸 확인했는지 하는 것이었다.
"독자들은 매체에서 권위자라고 쓰면 이를 의심없이 믿을수 있다. 최대한 보수적으로 써야하고 우리가 누군가를 권위자로 직접 명명하기보다, '권위자로 알려진' '권위자로 불리우는' '~~에서 권위자로 인정받은' 이런 식으로 써야 정확하다"고 하셨다.
나는 국가공인 데이터분석준전문가 자격증이있다. 나를 가지고 누군가 글을 쓴다면 그사람은 나를 '데이터분석계의 준전문가'다 라고 칭할지도 모르겠다. 딥러닝, 머신러닝, 인공신경망, 다중회귀분석 다 공부한 것은 맞다. 하지만 난 어디서든 "내가 데이터분석의 준전문가야" 라고 하지않을뿐더러 누가 그리 칭할 경우 수정을 요청한다. 준전문가로 불리기에 내가 배워야할게 훨씬 많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데이터 분석 '선생님' 이라고는 더더욱 생각하지 않는다. 내가 아는것과 남을 가르치는건 또다른 차원의 일이고, 교원자격증도 없고, 누군가 나를 선생님으로 칭할순 있겠지만 '내가 너의 선생님이야' 라고 스스로 하는건 사실과 다르기 때문이다.
고유명사의 외래어표기법을 지적하는, 틀린 맞춤법 지식을 전파하는 글이 있기에 들어가보니 직접 본인 소개에 '맞춤법 선생님'으로 적어놓으셨다. 옳지않은 정보를 온라인에 퍼뜨리는것은 불필요한 사회적 논쟁을 촉발할수 있어서 우려가 됐던것은 둘째치고, 본인을 선생님으로 칭할수 있는 근거가 뭘지 궁금했다. 관련 전공자일까? 검색해보니 전공자가 아닌것같다. 관련 이력으로 볼수있는건, 아나운서를 준비하셨다는것. 그렇다면 한국어능력시험이라든가 관련 자격증이 있으신건가? 여쭙는 댓글을 달아뒀으니, 관련 답변이 오면 추가하겠다.
추가로, 전문가 라는말에 대해 알아본다. 사전적 정의는
1. 어떤 분야를 '연구'하거나
2. 그 분야에 종사하여
3. 그분야에 상당한 지식과
4. 경험을 가진사람
이다.
연구? 연구란 뭘까. 집에서 유튜브 좀 찾고 정리좀 해보는게 연구일까?
어떤일이나 사물에대하여
1. 깊이있게 조사하고
2. 생각하여
3. '진리'를 따져보는일
이다.
진리란 그럼 뭔가?
1. 참된 이치 또는 참된 도리
2. '언제어디서나 누구든' 승인할수있는 보편적인 법칙이나 사실
이다.
여러분 전문가는,
1. 언제어디서나 누구든 승인할수있는 보편적 법칙을
2. 깊이있게 조사하고 생각하며
3. 그 분야에 상당한 지식과 경험을 가진
사람이어야 한답니다. 누군가 본인을 전문가로 칭하는것까진 머라못하겠지만, 스스로 전문가라 칭하려면 저 세가지 조건을 충족해야돼요.
워낙 많은 지식이 오고가는 시대이므로 전공자가 아닌 사람도 본인의 깨달음을 콘텐츠로 만들순 있다. 하지만 선생님이나 전문가로 자칭하는 사람들을 믿고 그대로 따르는 영역에 있어서는 검증이 필수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