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을 위한 선택, <마담 프루스트의 비밀정원>

누구나 꿈인지 현실인지 분간할 수 없는 기억을 안고 살아간다

by 유안나

좋아서 몇 번이나 다시 꺼내보는 영화가 있다. 영화의 아름다운 음악과 색깔, 이야기가 일상에 지친 나를 충만하게 한다. 폴에게 프루스트의 비밀정원이 있다면, 나에게는 이 영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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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담 프루스트의 비밀정원>은 기억에 관한 영화이다. 어린 날의 기억은 사라지지 않고 남아 한 사람이 된다. 폴 역시 그렇다. 아주 어린 시절의 어렴풋한 기억, 엄마를 때리는 아빠에 대한 기억은 오랫동안 폴의 마음에 남아 지울 수 없는 상처가 되었다. 사라지지 않는 슬픔과 결핍의 기억은 폴에게서 말을 앗아간다.


영화는 이러한 폴의 치유 과정을 담고 있다. 여전히 아이 시절의 슬픔에 머물러 있는 폴은 마담 프루스트를 만나게 된다. 그의 직업은 일종의 최면치료사. 그는 폴이 늘 회피하던 자신의 기억을 정면으로 마주 보게 한다. 프루스트는 차와 마들렌을 건넨다. 그리고는 음악을 튼다. 그다음은 온전히 폴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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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추억은 행복의 홍수 속에 가라앉게 해.
네게 바라는 건 그게 다야. 수도꼭지를 트는 건 네 몫이란다.

폴은 자신의 무의식 속에서 자신의 기억과는 다른 장면을 관찰한다. 슬픔의 충격에 가려 알지 못했던 행복한 기억들. 폴의 불행한 기억도, 행복한 기억도, 그것이 사실인지는 알 수 없다. 기억은 늘 정확하지 않다. 어린 날의 꿈은 기억이 되고, 믿고 싶지 않은 기억은 꿈이 되기도 한다. 누구나 꿈인지 현실인지 분간할 수 없는 기억을 안고 살아간다. 폴의 기억은 어쩌면 폴이 만들어낸 허상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폴이 행복하기를 '선택'했다는 것이다. 선택해 본적 없는 삶. 엄마 아빠의 죽음 이후 슬픔으로 가득 찬 폴은 마음의 문을 굳게 닫았고, 그에게 선택의 여지는 없었다. 폴은 선택해본 적 없는 피아니스트의 삶을 받아들였고, 그가 고를 수 있는 것이라고는 오직 한 봉지의 슈케트뿐이었다.


프루스트를 만난 이후, 폴은 처음으로 선택하는 법을 배운다. 기억 속 엄마를 찾기로 결심한 것은 행복을 찾기 위한 폴의 첫걸음이다. 아픈 기억은 사라지지 않고, 폴의 엄마는 돌아오지 않는다. 그러나 폴은 행복한 기억을 선택함으로써, 행복의 길을 선택했다. 기억의 수정은 폴의 일상을 바꾸어주었다. 이제 그는 피아노가 아닌 우쿨렐레를 연주한다. 스스로 선택한 삶을 살기 시작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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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하고 받아들이는 것은 언제나 자신의 몫임을 알려주는 마담 프루스트. <마담 프루스트의 비밀정원>은 거대한 세상과 마주 선 우리의 마음에 작은 용기를 준다. "네 인생을 살아라, Vis ta vie!"


2019.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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