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의 무거움, 생의 버거움
하루하루 일상을 즐겁게 의미있게 살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선물같이 받는 이 아름다운 하루 하루를 조금이라도 아깝지 않게 소중하게 뿌듯하게 보내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하루 하루 쳇바퀴같은 관성의 무게에 못이겨 의미도 뭣도 없이 낭비하지 않고, 조금이라도 더 뜻깊게 흡족하게 보내고 싶은데, 그렇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우선 이름없이 흐르는 이 시간에 의미를 부여해야 할 것 같다.
눈에 보이지도 않고 관념속에만 존재하는 시간이라는 개념이지만, 유령처럼 내버려두지 말고 생생한 실체로 다가올 수 있게 살도 붙이고 피도 돌 수 있도록 내가 살려내야 할 것 같다.
그렇게하지 않으면 이 망령같은 시간들은 한 줌 모래처럼 내 손아귀에서 줄줄 새어 나가버린다.
어느덧 덧없이 어둠이 찾아오면 아침에는 새롭게 태어나 넘쳐흘렀던 그 모든 시간들이 대체 어디로 새어나갔나 어리둥절해 진다.
분명 아침에는 새생명이 태어난 듯 충만하고 끝도없이 무한정할 것 만 같았던 그 시간들이 어느덧 어둠에 잡아먹혀 사라져 버리곤 없다. 어떨땐 주체할 수도 없어 방만하게 그 시간들을 그냥 흘러보내기도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땅을 치며 피눈물을 흘릴 일이 아닌가!
내 젊음은 내 건강은 내 에너지는 내 생명은 이렇게 조금씩 지고 또 져가는데. 그것도 깨닫지 못한 채 아깝게도 그냥 보내버리는 하루 또 하루라는 것이. 자각을 못해 그렇지 깨닫고 보면 정말이지 통탄할 일이 아니던가!
지나간 시간들은 미화되어 그립고도 아깝기만 하고, 막상 주어져 누리고 뭐라도 해볼 수 있는 시간들은 펑펑써도 결코 줄지 않을 금고 속 금화처럼 그냥 바닥에 줄줄 흘리고 다닌다.
그리고 언젠가 올지 안올지도 모를 미래의 막연한 한 때만을 바라며, 그날엔 이 모든 것들이 저절로 다 제대로 돌아갈 것이라고 그렇게 언감생심 되도 않을 꿈을 품으며.
그렇게 하루 또 하루.
그렇게 지내다 어느날 망치에 머리를 맞은 듯 정신을 차려보면 한동안 훌쩍 지나온 시간들을 따져보기라도 하는 날이면 서글퍼 눈물이 날 것만 같다. 3년이 지나고, 5년이 지나고 어느덧 십년이 지나있다.
아 삼십대여,
벌써 십년이 지났구나. 그러고 보니.
어쩌면 그리도 야속한 것이냐. 시간이라는 어마무시한 개념은.
정말이지 나는 울고만 싶구나. 멈추고만 싶구나.
그렇다고 딱히 멈춰두고 뭔가 할 일이 있는 것도 아니다.
내가 딱 원하는 내 모습으로 있을 수 있는 그런 시간일때 그 시간으로 멈춰두고 싶구나.
무한 반복되는 루프 속에 빠진다해도 상관없고, 영원회귀라도 뭐라도 좋다.
가치도 의미도 뭣도 없이 흐를 요량이라면
천년이 있다한 들 다 무슨 소용이리.
그냥 소중하고 놓치기 싫은 딱 그 시간에서 그냥 딱 멈춰버려라. 꿈이고 희망이고 자시고,
나는 딱 그만큼의 의미있는 시간들 만 모아서 딱 살다가 계속해서 살다가 가련다.
의미도 없는 하릴없는 천 년이 다 무슨 소용이랴.
무기력하고 서글픈 시간들은 다 쓰잘데기 없다.
버리고 숨기고 싶은 편집거리 시간들은 다 잘라버리고,
가장 원하던 그 시간들로만 짜집기해서 그렇게 무한 반복되는 시간의 블랙홀 속에서만 살고 싶어라.
인생이란게 그런것 아니냐.
정말 엑기스들만 모으자면 너무나 아름답고 재미나고 소중한 정말로 가치있는 것들이고, 정말 살릴만하고 목숨을 걸만한 것들이다만, 반대로 그것들을 빼면 하나 구할 가치도 살릴 가치도 없는 덫없고 먼지 같은 것에 지나지 않는가 말이다.
아 길고도 허무한 중간 중간에 잠깐씩만 영롱하게 빛나는 그런 삶을 대체 어떻게 살아내라고 백 년씩이나 우리에게 허락한 것인지.
우리는 그냥 한 마흔 정도 까지 살다 가는게 딱 좋았다. 중세 시절 평균 수명은 그 정도 되었다고 한다. 눈부시게 사랑하고 젊고 아름답게 그렇게 뜨겁게 살다 가야 딱 맞다. 그럴때 우리의 목숨이 삶이 전설처럼 진하고 멋드러지는 것이었을진데.
이제는 영혼이 시들고 마음속엔 시커먼 구렁이 몇 마리씩 넣고 엉덩이엔 아홉개 씩 꼬리가 자라난 늙고도 지친 영혼이 몸속에 들어 앉아 그렇게 거죽을 쓰고 연명하며 살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세상이 시들고 자연이 병들어 죽어가는 것일지 모른다.
예전같았으면 생각할 필요도 없었던 욕망과 욕심을 채우려는 수많은 늙은이들이 이 세상 천지에 바글거리고. 손에 쥔 것은 단 하나도 놓지 않은 채, 이 비좁은 지구에 아둥바둥 넘쳐 살고 있어,
점점 세상은 살만한 곳이 못되어가고, 자연스럽게 그 무엇도 살고 죽고를 못하게 된 것일지 모른다.
나도 이제 곧 마흔이 눈 앞에.
원래라면 짧고 굵게 뜨겁게 불태우며 살아내고 서서히 땅으로 돌아갔어야 했을 생명인데.
오늘날에는 이제 한창이라하고, 내가 잉태한 새 생명은 이제 겨우 여섯 해를 살았을 뿐이다.
언제 너를 다 키워내고 나는 내 삶을 서서히 마감해야 할까.
과연 인간들이 백 살까지 살 필요가 있는 것일까?
생에의 욕망과 의지란 참으로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그냥 순수한 호기심으로 이런 생각이 들었다.
언제까지 살아보면, 이정도면 이제 되지 않았나 싶은 생각이 들게 될까?
살만큼 살았으니 이젠 더 살아봤자 새롭게 드는 느낌이나 경험은 없을 것 같이 여겨질까?
하루 하루 별달리 즐거움도 의미도 느껴지지 않고 딱히 더 나아지는 성장의 느낌도 없다면 그런 상태로 계속 눈떴다 눈감고 하는 일상이 매일 반복된다한 들 무슨 의미가 있을까?
내 눈엔 그렇게 사는 것 같이 보이는 사람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다음날도 또 다음날도 눈에 띄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냥 우리는 모두 선물로 주어졌기에 하루 하루를 살아낼 수 밖에는 없는 것일까?
삶이 더이상 선물이 아닌 것 처럼 느껴졌을때 버겁고 짐같고 원치않는 폭탄 같을때 그럴때 비로소 누군가는 그것을 반납하고 영면의 세계로 접어든다.
나에게 아직 살아야 할 이유가 있는가?
일상을 조금이라도 더 의미있게 즐겁게 살아낼 의지와 능력이 있는가?
나는 확실히 그게 무언지 말할 수 있고 증명해 낼 수 있는가?
그렇게 할 수 없다면 그냥 더이상 살지 말아라.
냉혹하지만 그렇게라도 거침없이 나를 대하고 싶다.
정신차리고 시간을 소중하게 대하지 못하는 잠들고 게으른 내 영혼을 깨어 바짝 정신이 들게 하고 싶다.
나보다 더 소중하게 하루 하루를 살아갈 수 있는 자가 있다면 차라리 그에게 줘버려라!
내게 주어진 이 선물같은 시간을 가지고 조금이라도 더 의미있는 일을 하며 이유를 만들고 목표를 이루며 살아가라.
그렇게 하지 않을거라면
이 70억 인구로 들끓는 세상속에
또 하나의 불필요한 파괴자이자 노예로서
무의미를 더했을 뿐이라는 걸 기억하라.
삶은 이토록 가차없는 것이어야 하리.
뜨겁게 살지 않을 거라면.
#나를나답게 #뜨겁게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