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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창선 Apr 07. 2024

선우은숙·유영재 이혼 소식,
결혼생활이란 무엇인가

호혜적인 결혼생활이 되어야 행복할 수 있다

배우 선우은숙(65)과 아나운서 유영재(61)가 재혼 1년 반 만에 협의 이혼했다는 소식이다. 선우은숙 소속사 스타잇엔터테인먼트는 5일 "선우은숙 씨와 유영재 씨가 성격 차이로 최근 협의 이혼을 했다"고 밝혔다. 


선우은숙은 1978년 KBS 특채 탤런트로 데뷔해 '토지', '아들과 딸', '가을동화', '올인' '노란손수건', '풀하우스', '황금가면' 등 드라마에 출연했던, 장년 세대에게는 잘 알려진 배우이다. 재혼 상대였던 유영재는 CBS 아나운서 출신으로 CBS 라디오 '유영재의 가요 속으로'(2000∼2012), SBS 러브FM '유영재의 가요쇼' 등을 진행한 역시 잘 알려진 방송인이다. 특히 선우은숙은 ‘잉꼬 부부’라고 소문났던 동료 배우 이영하와의 2007년 이혼 뒤의 재혼이었기에 세간의 관심을 더 끌었다.

MBN 화면 캡처


두 사람이 재혼 1년 반 만에 이혼을 했다는 소식을 접하고는 관련 기사들을 찾아보고 나니 파경에 이르게 된 대략적인 그림이 그려졌다. 그리고 단지 두 사람만의 문제가 아니라, 인생 후반기를 맞는 사람들이라면 공통적으로 대면할 수 있는 문제라는 생각이 들어서 몇가지 생각을 담은 글을 올린다. 단, 어느 유튜버가 주장했다는 유영재 관련 소문은 확인되지 않은 내용이라 여기서는 논외로 한다.


 검색을 해보니 그동안 선우은숙이 방송에 출연해서 한 발언들이 행복하지 못한 결혼생활을 이미 알려주고 있었다. 결혼하고 불과 2개월만인 2022월 12월 MBN의 ‘속풀이쇼 동치미’에 출연한 선우은숙은 “내가 (남편) 밥 해먹이느라 지쳤다”며 “그 사람 얘기하려니까 지친 것부터 나온다”고 토로했다. 또 지난해 1월에는 “남편이 결혼 후 첫 명절이니까 시가 식구 15명을 우리집으로 부르겠다고 하더라. 전날 오셔서 주무시고 가시겠다고 하는데, 제가 놀란 건 15명이 온다는 것”이라며 자신이 받았던 부담감을 토로하기도 했다.또 그 다음달인 2월에는 “남편이 (전 부인과) 헤어지고 혼자 산지가 오래됐다. 그러다보니 싱글 같은 느낌이 항상 있다. 항상 나를 벗어나고 싶어하는 게 순간 순간 나온다”고 말한 내용도 나온다. “옛날에는 다 혼자 알아서 하던 사람이 이제는 ‘여보, 우리 라면 좀 먹을까?’ 라고 하더라”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면서 선우은숙은 결혼 후 달라진 유영재에 대해 “무슨 왕 하나 모시고 있는 듯하다. ‘저 사람 너무 다르다. 결혼하기 전에는 내게 다 해줄 것처럼 하더니. 왜 저러지’ 했다”고 심경을 밝혔다. “(본인) 생활은 총각 같이 하면서 챙겨주는 사람이 옆에 하나 생긴  거다. 요새 혼란스럽다”는 것이 선우은숙이 밝힌 갈등이었다. 


유영재 역시 방송에서 “결혼을 막상 해보니 원래대로 돌아가고 싶다”면서 “자유로운 영혼으로 오래 살다가 결혼 발표 이후 세간의 이목이 집중됐고, 한계에 부딪혔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이런 얘기들을 접하고서 든 생각은 누구든 인생 후반기에 부딪힐 수 있는 사연이라는 것이었다. 사람은 나이가 들고 나면 인생에서 자유를 얻고 싶은 생각이 강해진다. 이들이 맞은 60대의 나이는, 평생 살아오면서 일과 가정에 매여서 자기가 살고 싶은 인생을 이제껏 살아오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 시기이다. 그래서 이제는 자기가 원하는 인생 후반기를 살고 싶은 욕구가 강해진다. 선우은숙이나 유영재 같이 이혼을 한 경우라면 그런 행복을 좀더 안정적으로 누리고 싶은 생각에 재혼을 하는 것일 게다. 


그런데 두 사람의 얘기를 들어보니 유영재는 이전까지 살던대로 혼자서 계속 ‘자유로운 영혼’으로 살려 하는데, 선우은숙은 자유 속의 행복을 얻은 것이 아니라 ‘왕을 모시는’ 생활이 되고 만 것으로 짐작된다. 일단 유영재에게 재혼이라는 것은 밥해주는 배우자를 얻는 정도의 것이고 자신이 감당해야 할 다른 것은 자유를 막는 속박으로 여겨졌다면 재혼을 하지 않는 것이 옳았다. 재혼이라고 해서 배우자에 대한 책임이 덜한 것은 아니다. 우스운 얘기 같지만 라면 하나까지 꼭 끓여달라고 해서 배우자에게 스트레스를 줄 것이 아니라, 반대로 자기가 배우자를 위해 라면이라도 끓여줄 수 있는 것이 초혼, 재혼을 불문한 결혼 생활의 자세이다. 자신은 이전까지 살던대로 자유를 만끽하면서 배우자만 이런 저런 생활의 속박에 갇히게 한다면 그런 재혼은 애당초 하지 말았어야 했다.


개인들이 지극히 사적인 사연에 얽힌 이혼 소식이니 내막을 알 수 없는 사람이 이런 저런 얘기를 함부로 할 일은 아니다. 다만 초혼이든 재혼이든 결혼 생활은 호혜적인 것이 되어야 함은 말하고 싶다. 한 사람이 다른 한 사람을 위해서 일방적으로 봉사하고 헌신하는 관계로는 행복한 결혼생활을 만들어갈 수 없다. 그런데 사람은 나이가 들어도 자신을 중심으로 모든 것을 생각하는 속성이 있다. 그러니 60대 나이에 재혼을 하면서도 서로 생각하는 재혼 생활의 모습이 이렇게 다르게 나타날 수 있는 것이다. 굳이 선우은숙, 유영재 두 사람만의 사적인 얘기가 아니라 우리 모두가 겪을 수 있는 문제이기도 하다. 두 사람의 이혼 소식도 안타깝고 인생에 대한 이런저런 생각도 들어 몇자 글을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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