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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창선 Jan 18. 2020

더 좋은 나를 만들려는
젊은이들을 위한 책

루쥔 박사의 편지집,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한 너에게』

중국에서는 잘 알려진 자연언어 처리 및 인공지능 전문가 우쥔 박사의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한 너에게』(이지수 옮김, 오월구일, 2019)는 저자가 사랑하는 두 딸에게 쓴 이메일 편지들을 모은 책이다. 요즘은 카톡 같은 단문의 글들이 편지를 대체해 버렸지만, 이 책을 읽다보면 역시 편지만한 소통의 수단도 없다는 향수가 절로 든다. 우쥔 박사는 젊은 두 딸이 앞으로 살아가야 할 인생 길에서 유념해야 할 일들을 아버지만의 따뜻한 글로 잘 일러주고 있다. 


흔히 나이든 부모가 자식들에게 인생에 대한 얘기를 장황하게 늘어놓다 보면 일방적인 ‘꼰대’의 훈계가 되기 쉽다. 나이든 부모가 자신의 경험을 절대화하여 장광설을 늘어놓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쥔 박사는 “자녀는 부모의 소유물이 아니라 하늘이 내려준 최고의 선물이고 독립적인 인격체로 존중받아야 하는 존재임을 명심할 것”을 강조한다. 그래야 자녀와 평등한 위치에서 소통할 수 있으며, 단순히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권위를 내세우면 효과적인 소통이 어렵다는 점을 상기시킨다. 그래서 우쥔 박사의 편지들은 아버지라기 보다는 친구의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이제부터 아빠가 너를 교육하는 방식은 지금까지와는 완전히 다를거야, 너는 더 이상 어린 아이가 아니고 이제 너도 우리처럼 복잡한 사회에 발을 들였기 때문이야. 그러니 이제부터는 부모가 아니라 친구라는 생각으로 너와 대화하고 싶구나."


저자는 말한다. “태도를 조심하라, 그것은 너의 생각을 지배한다.” 사람의 태도가 운명을 결정한다는 얘기이다. 그래서 편지들은 인생을 대하는 태도, 세상을 대하는 태도, 돈을 대하는 태도, 사람을 대하는 태도, 문제를 대하는 태도, 일을 대하는 태도에 대해 얘기 나누고 있다. 이를 테면 이런 얘기들이다. 행복한 삶을 위해서는 네 가지 노력이 필요하다. 배움을 게을리 하지 않을 것, 꿈을 갖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노력할 것, 사람들과 어울리며 상대를 존중하고 포용하는 자세를 가질 것, 인생을 멀리 볼 것.


우쥔 박사는 두 딸로 하여금 당장 성공하는 길로 조급하게 내몰려하지 않는다. 그 보다는 인생을 긴 호흡을 갖고 살아갈 수 있는 삶의 태도들을 말해준다.


 "It's nice to be great, yet it' s great to be nice."

“성공하는 것도 좋지만 좋은 사람이 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아빠는 이 말을 참 좋아한단다. 만약 성공과 선량함 중에 선택해야 한다면 아빠는 기꺼이 선량함을 택할 거야. 많은 사람들이 성공을 해야 행복해질 수 있을 거라 생각하지만 사실 성공이 행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야. 세상에는 큰 성공을 거두고도 불행하게 사는 사람들이 많거든. 그러나 선량한 마음을 갖고 매사에 감사할 줄 아는 사람은 삶이 아무리 고달파도 누구보다 행복하단다.”



나이 많은 것 자체가 힘은 아니겠지만, 그래도 거기에 담겨있는 인생의 경험들이 살아있는 교훈이 되어 두 딸에게 전해진다. 앞 세대의 경험이란 절대시하면 '꼰대'의 것이 되고 말겠지만, 이 책처럼 눈을 마주보듯이 조곤조곤 전수한다면 더 없는 자산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우쥔 박사가 두 딸에게 하고 있는 얘기들은 일종의 마중물 같은 것이다. 당장 성공하는 인생을 만들라는 얘기는 아니지만, 인생을 자기 힘으로 살아갈 수 있는 힘의 원천을 그의 편지들에서 읽을 수 있다. 


오늘을 사는 우리 젊은 세대가 무척 힘들어 한다. 한창 꿈을 가질 나이이지만 입시전쟁에 이어지는 취업전쟁의 한복판에서 좌절하고 신음하고 있다. 이런 젊은이들에게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식의 말 뿐인 위로가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 그런 점에서  루쥔 박사의 메시지들은 매무 실질적이고 구체적이다. 공허하고 추상적인 위로와 설교가 아니라, 살면서 부딪히는 많은 문제들에 대한 조언들이기에 세대를 간극을 넘어 와닿는 얘기들로 받아들여진다. 아마도 두 딸에 대한 평소의 애정이 담겨있기에 가능한 일일 것이다. 사랑의 온기가 전해지기에 얘기들의 진실함이 더욱 가치를 발한다.


사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이 아니더라는 생각이 들 때, 그래서 더 좋은 모습의 자신을 만들고 싶어질 때, 우리 젊은이들이 이 책을 읽으며 자신의 인생을 긴 호흡으로 그려보는 시간을 가져보면 좋을 것 같다.


       

                             

<목차>


 프롤로그  태도가 운명을 결정한다  

1장 인생을 대하는 태도: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한 너에게  
 첫 번째 편지 긍정적인 태도가 가장 중요하다 
 두 번째 편지 행복의 유래 
 세 번째 편지  유혹을 이겨내는 능력 
 네 번째 편지  성공은 성공의 어머니  
 다섯 번째 편지  최선의 적은 최고다  
 여섯 번째 편지  좋은 습관이 성공한 인생을 만든다 

2장 세상을 대하는 태도: 세상에 첫발을 내딛는 너에게  
 일곱 번째 편지 인생의 큰 그림을 그려라  
 여덟 번째 편지 높은 경지를 추구하라  
 아홉 번째 편지 인생을 구체적으로 계획하라 
 열 번째 편지 교육은 운명을 바꾼다  
 열한 번째 편지  새로운 삶의 문 앞에서 기억해야 할 것들 
 열두 번째 편지  좋은 사람이 되어라  

3장 돈을 대하는 태도: 경제적 홀로서기를 준비하는 너에게 
 열세 번째 편지    가난에 굴복하거나 가난을 극복하거나 
 열네 번째 편지    자신의 ‘가난’을 인정해야 인생의 진정한 부를 얻는다 
 열다섯 번째 편지   낭비도 문제지만 지나치게 아끼는 것도 문제다 
 열여섯 번째 편지   돈을 의미 있게 사용하는 법  
 열일곱 번째 편지   돈의 올바른 쓰임을 알고 돈 버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열여덟 번째 편지   첫 번째 투자에 대한 조언 
 열아홉 번째 편지   영원히 경계해야 하는 세 가지 빨간선 
 스무 번째 편지    돈에 대한 관념  

4장 사람을 대하는 태도: 관계가 어려운 너에게  
 스물한 번째 편지   좋은 친구는 인생의 큰 자산 
 스물두 번째 편지   사랑에 관하여 
 스물세 번째 편지   다양한 사람들과 어울려라  
 스물네 번째 편지   소인배를 멀리하라 
 스물다섯 번째 편지 소통의 목적 
 스물여섯 번째 편지 부탁을 정중히 거절하는 방법  

5장 문제를 대하는 태도: 삶의 문제에 직면한 너에게  
 스물일곱 번째 편지 신은 바보 같은 사람을 더 좋아한다  
 스물여덟 번째 편지 이성적인 회의론자가 되어라  
 스물아홉 번째 편지 일상의 질문을 해결하는 과학적 방법 
 서른 번째 편지    비문학 명작에서 얻을 수 있는 것들 
 서른한 번째 편지    수학의 진짜 쓸모 
 서른두 번째 편지    대학에서는 무엇을 배워야 할까 
 서른세 번째 편지    효과적인 과학 논문을 쓰는 방법  
 서른네 번째 편지    한 단계 높은 배움을 이어가고 싶다면 

6장 일을 대하는 태도: 유능한 사람이 되고 싶은 너에게  
 서른다섯 번째 편지 일을 시작하기 전에 성공확률을 계산하지 말 것  
 서른여섯 번째 편지 전문가와 아마추어의 차이 
 서른일곱 번째 편지 언제나 더 좋은 방법을 찾아라 
 서른여덟 번째 편지 리더의 조건 
 서른아홉 번째 편지 능동적인 태도로 일하라 
 마흔 번째 편지     우선순위를 정하고 중요한 일을 먼저 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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