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가 남긴 것들

나의 말이 되돌아와 나를 찌르고

by 유담

오늘은 마음이 자꾸 덜컹거린다.


나는 여전히 어떤 사람에게 쉽게 낙인을 찍는다. 그 사람은 늘 그렇지 하고, 오래전부터 정해져 있던 결론이라도 되는 듯 단숨에 판단한다. 사실은 잘 알지도 못하면서.
그렇게 단정 지을 때마다 나도 모르게 마음이 얼어붙는다.

한 마디의 말로 그 장면이 나에게 되돌아오고 나서야 알았다.
말 한마디로 내가 규정되고,
설명할 틈도 없이 해석되어 버리는 순간,
마음 한쪽이 차갑게 굳어버렸다.
속으로는 ‘아닌데…’라고 이야기하고 싶었지만
이미 내려진 결론 앞에서는
목소리가 쉽게 나오지 않았다.

그 뒤로 마음이 자주 흔들린다.
속상함에 코끝이 시큰해지고,
꾹 눌러두었던 눈물샘이 어느 순간 터져버린다.
오늘은 유난히 춥다.
감기가 올 것만 같다.
그 말들이 남기고 간 작은 얼음 조각들이
내 몸을 감싸고 있는 것처럼 시리다.
그저 한마디 들었을 뿐인데,
몸보다 마음이 먼저 웅크려질 때가 있다.

피—
말 한마디가 스친 자리에서
작게 피가 맺히듯 시렸다.
나도 걱정하고,
나도 늘 고민하던 일이었다.
그 일에 대해선 내가 제일 잘 안다고 믿었다.
그런데 가볍게 던진 말들이
날카로운 찌름이 되어 돌아오고,
하필 약해져 있던 마음엔
그 말들이 그대로 상처가 되었다.

그러나 그 모든 순간을 지나며
천천히 깨닫게 되는 것이 있다.
사람은 단 한 장면으로 설명되지 않고,
나 역시 아직 만들어지는 이야기라는 것.
서투르고 흔들릴 때도 많지만,
그 흔들림이 결국 나를
조금 더 따뜻한 쪽으로 이끈다는 것.

그래서 지금,
그 상처 난 자리를 탓하지 않고
살포시 손을 얹어본다.
괜찮다고, 천천히 가도 된다고.
이 마음을 지키며 버틴 나를
먼저 꼭 안아주듯이.

추워서 눈물이 나는 날에도
내 안에는 여전히 따뜻해질 수 있는 힘이 있다는 걸
이제는 믿어보려고 한다.

상처를 지나온 마음만이 느낄 수 있는, 조용하지만 분명히 남아 있는 작은 숨결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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