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수록 T
살수록 T가 된다.
어릴 땐 말보다 마음이 먼저였는데
이제는 마음 앞에
여러 계산이 선다.
속상하다고 하면
비난으로 채찍질하고
눈물 한 번 흘리면
어찌할 바를 몰라
침묵으로 대답한다.
남의 편 남편.
내 편이 되기엔
이해되는 언어가 다르다.
맞는 말이라 더 서럽고
당신 마음에
내 말 하나 놓아둘
조그만 방 한켠만 내어달라
한동안 앵앵거렸는데
살다 보니
나도 모르게 같은 질문을 하고 있다.
그래서, 지금 당장 뭘 하면 돼?
공감은 줄어들고
성미는 더 급해져
인내라는 말은
어디쯤에서 사라지고
눈물엔 휴지 대신
대안이 따라온다.
이게 어른이 되는 건지
마음이 닳아가는 건지
나이 든다 해서
알 수 있는 일은 아니지만
확실한 건
살수록 T는
혼자만의 일이 아니라는 것.
서로의 온도는
여전히 맞춰지지 않고
이해인 줄 알았던
끄덕임 뒤로
시선은 다른 곳을 향한다.
그래서
같은 자리에 서 있으면서도
조금 더 계산하게 되는 일.
그래도 가끔은
아무 쓸모없는 위로 하나쯤
남겨두고 싶다.
맞는 말 말고,
내 편 같은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