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코 끝에 앉았다
올겨울은
내게 유난히 춥지 않았다.
흑염소 덕분이었을까.
빼앗긴 들에도 봄이 왔는데
나의 봄날은 언제 오려나
오려나.
기다림의 시간을 지나
목련의 꽃봉오리를 만났다.
움츠린 거북이처럼
몇 달을 살다가
목이 긴 기린이 되어
봄바람을 만났다.
얼굴에 50+++ 자외선 차단제를 듬뿍 바르고
햇빛과 전쟁하듯 살다가
햇살 가득한 창가에
저절로 앉아
봄빛을 만났다.
나에게 봄은
이렇게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