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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파카 Jul 29. 2019

우리는 지금 대화를 잘하고 있나?

계속 이야기하고 싶어 지는 사람들의 대화법 배우기

<해피엔드>라는 영화를 봤다. 모든 게 부족함 없어 보이는, 남들 눈에는 좋아 보이는 가족이지만 무언가 문제가 있는 가족의 모습을 담은 영화다. 그들은 같이 식사를 하고, 대화를 한다. 멀리서 보면 지극히 평범해 보이지만 사실은 아무도 제대로 된 대화를 하지 못한다. 감독 미카엘 하네케는 이렇게 말했다.


"제가 영화를 만드는 이유는 인간을 조금이라도 더 이해하기 위함입니다"

카페에 가만히 앉아있으면 옆 테이블 사람들의 이야기가 들릴 때가 있다. 여러 가지 대화를 듣게 되는데 평범한 이야기 속에서도 분위기가 좋은 테이블이 있고, 전혀 그렇지 않은 테이블도 있다. 사람 사는 것은 다들 비슷비슷하기 때문에, 누구나 같은 문제들을 맞닥뜨리게 된다. 그런데 어떤 사람들은 같은 문제여도 부드럽게 잘 해결해내는 반면, 어떤 사람들은 점점 더 꼬이게 만든다. 나는 그 차이가 대화법에 있다고 생각한다.


문제 : 기분이 상하지 않는 즐거운 대화를 하고 싶다
원인 : 혹시 내가 말하는 방법이 뭔가 잘못됐나?
해결 : 대화법을 배워서 대화해보기


대화하는 건 누구나 할 수 있는 쉬운 일이다. 하지만 좋은 대화를 만드는 건 약간의 배움이 필요하다. 즐거운 소재의 대화는 노력이 필요 없다. 길거리에 만난 귀여운 강아지 이야기, 여행 가서 좋았던 이야기, 맛있는 음식 이야기 같은 건 모르는 사람과도 웃으며 이야기할 수 있는 소재다. 반면, 계속 봐야 하고, 함께 잘 지내야 하는 사람과는 그런 이야기만 할 순 없다. 서로 취향이 달라 의견이 다를 수도 있고, 쓰레기를 누가 치울 것인지 정하는 사소하고 귀찮은 문제도 있고, 민감한 돈문제도 있다. 서로의 배려와 협의가 필요한 대화를 할 때 어떻게 하면 문제를 일으키지 않고 이야기할 수 있을까.



계속 이야기하고 싶어 지는 사람들의 4가지 대화법


1. 평가하지 않고, 그냥 ‘관찰한 것’을 말한다.

그냥 있는 그대로 보이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아주 쉬워 보이지만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판단하는 습성이 있어서 이걸 깨닫고 노력하는 것이 사실 굉장히 어렵다. "어우 안 더워? 옷이 너무 더워 보이는데"(이것은 평가다) 더워도 내가 덥다. 무슨 상관이람! "오늘은 검정색 옷 입었네, 난 흰색 입었는데!"(이것이 관찰이다)


2. 생각이 아닌 ‘느낌’을 말한다.

생각과 느낌을 표현하는 어휘를 구분하는 게 어렵다. 비슷해 보이지만 완전히 다르다. 예를 들면 이렇다. “나 너무 바보 같고 찌질해”(이건 내 생각이고)  “잘 안 풀려서 속상해”(이것이 느낌이다) 구체적인 느낌, 감정을 말해야 듣는 사람도 이해하기가 편하다.


3. 말하는 ‘숨은 욕구’를 파악해서 말한다.

말하고 싶은(또는 부탁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는데,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모르겠을 때 이 기술을 적용해보면 좋다. 내가 왜 그 사람에게 ‘그 말’이 하고 싶은지 먼저 생각해보는 것이다. 한 번만 생각해보면 나도 몰랐던 숨은 욕구를 발견할 수 있다. “말할 때 화 좀 내지 마”라고 말하는 대신 “난 너랑 편안한 분위기에서 대화하고 싶었어”라고 말한다. 나의 숨은 욕구를 밖으로 꺼내고, 긍정어로 표현하면 상대도 나의 요청을 받아들일 확률이 높아진다.


4. ‘구체적인’ 행동을 요청해서 말한다.

실제로 내가 남자 친구에게 했던 이야기다. “내 얘기 좀 잘 들어줘” 이렇게 말했더니 99% 못 알아듣는다. “내가 얘기할 때는 다른 거하지 말고, 잠깐만 집중해서 들어줘”



대화가 너무나 잘 통하는 친구를 만나고 오면, 뇌에서는 어떤 보상을 받았을 때 느끼는 것과 같은 효과가 나온다고 한다. 주변에 그런 사람만 있으면 얼마나 좋겠냐마는 현실은 그렇지 않다. 엄마 아빠와의 대화조차도 좋은 대화로 마무리할 확률은 반반이다. 내 주변 사람들 중 함께 대화하고 싶은 사람, 같이 있으면 기분 좋은 사람, 자주 보고 싶은 사람들을 떠올려보면 대부분 이런 대화 스킬을 갖고 있는 사람인 것 같다. 태어날 때부터 잘하는 사람은 없다. 그저 남들보다 조금 더 일찍 깨닫고, 보이지 않는 노력을 하고 있었던 것이 분명하다.




*4가지 대화법의 참고 도서 : 비폭력대화(NonViolent communication: NVC), 마셜 B. 로젠버그, 한국 NVC센터






글을 쓰고 생각을 담는 글쓰기 모임,

'쓰담' 멤버로 함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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