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일 여행] 프랑크푸르트 → 룩셈부르크, 2015년 8월 14일
룩셈부르크로 향하는 기차 안에서 창밖의 풍경을 즐겨보려고 노력해봤지만, 지독하게 더웠던 프랑크푸르트의 열기 때문에 선잠을 자서 그런지 피곤한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한 채 그저 실려와 버렸다.
하루 정도 잠시 구경하다 가려고 들른 거지만, 룩셈부르크는 생각 이상으로 마음에 들었다. 선선한 바람과, 정말 '유럽'하면 떠오르는 구 시가지의 경치 덕에 이제야 유럽에 온 것 같은 기분이 든 하루였다.
유럽에 도착한 뒤로 며칠째 속이 안 좋았다. 저녁에는 몸에 익숙한 밥이나 면 종류를 먹어보려다가, 결국 관두고 처음 보는 햄버거 체인점으로 갔다. 괜한 허세일 지도 모르지만, 이제 겨우 3일째인데 벌써 약해지면 안 될 것 같았다. 일본 유학 시절엔 음식이 입맛에 잘 맞아 별로 느끼지 못했는데, 의외로 나도 고국을 떠나 완전히 다른 문화권에 오니 늘 먹던 음식 생각이 나는가 보다. 한 번도 직접 겪어보지 못한 문화권에서의 여행이니 생각보다 더 지치는 것 같다.
유럽 어느 나라에서나 잘 터진다고 알고 있었던 보다폰 유심이 먹히지 않는다. 뭔가 잘못 알고 있었거나, 실수로 조사해둔 거랑 다른 사양의 유심을 샀나 보다. 와이파이는 어딜 가도 느리고. 웹 페이지 로딩 바를 10초 이상 쳐다보고 있으려니 너무 답답하다. 나도 한국 사람 맞나 보다.
며칠 되지도 않았는데 이래저래 사건이 참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