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 피디 방학일기 #15
휴가 마지막 날입니다. 아니 왜 마지막 날이죠? 휴가 시작부터 끝까지 이런 글이라도 써두지 않았으면, 도대체 뭘 했다고 끝이냐며 열변을 토했을지 모릅니다. 충분히 긴 휴가였는데. 이상하게 휴가는 아무리 길어도 긴 것 같지가 않네요.
저는 비교적 일을 좋아하는 사람입니다. 가장 좋아하는 일을 찾아 오래 헤매어서인지 제 업을 무척 좋아하는 편이에요. 죽는소리를 하면서도 밤새 일할 때 짜릿함을 느끼고, 주말 출근에 투덜대면서도 고요한 회사 분위기를 즐기곤 합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시 출근은 싫어요.
왜 이렇게 출근이 싫을까요. 지옥철을 탈 일도 없는데. 복귀하자마자 대단히 바쁘지도 않을 텐데. 아무래도 휴가 기간엔 100이었던 자유도가 조금 떨어지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일을 좋아하고 즐기려면, 회사에서의 자유도를 100에 가깝게 맞추는 최면이 필요해요. 이건 내가 원하는 일이다. 사실 전부 내가 하고 싶어서 하는 거다. 저도 모르게 늘 이런 생각을 해왔고, 운 좋게도 최면들이 매번 성공했기 때문에 지금껏 일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휴가 기간엔 이런 최면이 필요 없었기 때문에, 다시 에너지를 들여 최면에 들어가려니 아무래도 부담인 모양이에요.
하지만 해야죠 뭐. 다 인생 즐겁자고 하는 일인데요. 돈을 벌어서 즐거워지든, 일 자체에서 재미를 느끼든, 하여간 다 좋아지려고 하는 일이잖아요.
네 저 스스로에게 하는 말이 이렇게 길어졌습니다. 아침 일찍 잠에서 깨어났지만 출근하기 싫어! 를 외치며 좀비처럼 집 안을 돌아다니다 겨우 앉았어요. 이제 슬슬 마음 다잡아야죠. 루틴에 회사를 추가하고, 할 일 목록을 새 팀에 맞추어 세팅하고, 단단히 마법을 걸어 봐야죠. 아주 굳은 의지로 입을 앙다물어 보는 휴가 마지막 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