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가지 새벽이 맞닿은 날의 기록
해가 짧아지고 있긴 한 것 같다. 매일 아침에 산책을 하다 보니 비로소 느껴지는 자연의 변화.
오늘은 새로운 길로 들어섰다가 억새와 함께하는 일출을 만났다. 대체 일출을 마지막으로 본 것이 언제인지. 아니 본 적이 있긴 한 건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해넘이 때에도 자정의 카운트다운을 함께하면 했지, 일출은 단 한 번도 본 적 없는데.
아무래도 인생 첫 일출을 본 것 같다는 글을 쓰려고 보니, 작가의 서랍 안에 <미라클 새벽> 이라는 제목으로 달랑 두 줄의 문장이 사진과 함께 들어 있다.
가벼운 먹을거리 또는 마실거리와 함께하는 새벽시간.
이 새벽시간의 깊이는 고된 날일수록 깊어진다.
날짜를 보니 무려 작년 봄이다. 매일같이 새벽에 귀가해서는, 딱 한 줌 남은 체력을 끌어다가 혼자만의 시간을 악착같이 즐겼던 때.
프로그램 제작을 하다 보면 매번 겪는 기간인데도 참 새삼스럽다. 지금처럼 여유가 찾아오는 기획기간엔 오히려 해 뜨는 새벽을 아침으로 즐길 수 있는데. 동틀무렵까지 버티며 하루 마감을 일출과 함께하던 시절을 마치 아주 오래된 기억인 양 추억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