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3월 15일의 기록에서
몇 가지 이름들을 입고 우리는 살아갑니다
우리는 당신이 알 법한 00 학교 혹은 00 직장을 다니고
우리보다 훌륭한 00의 친구 혹은 지인이며
대단한 00의 가족 혹은 친척이랍니다
나는, 김 아무개입니다
나는, 아무개입니다
나는, 나는, 그냥 나입니다
나입니다
학교도 직장도 친구도 지인도 가족도 친척도 사라지면
나는 벌거숭이가 되는 걸까요
아무렴 어떻습니까
보잘것없는 내 몸뚱이가
나는 부끄럽지 않습니다
내가 부끄러워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당신이 있다면
당신 때문에 나는 부끄러워질지도 모르겠습니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