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이야기 첫 번째, 매트릭스

선택에는 정답이 없다. 선과 악도 없다.

by Nick


요즘 세대들에게 영화 매트릭스는 화려한 액션신과 약간의 코믹 영화로 떠올려진다고 한다. 그러나 매트릭스는 굉장히 치밀하고 철저하게 철학적인 영화이다. 워쇼스키(형제였다가 지금은 자매가 된) 그들은 실제 매트릭스 세계관을 지키기 위해 매트릭스를 자신들의 손으로 망가뜨렸다는 소문이 있다.(매트릭스 4) 그만큼 매트릭스 1편은 정말 잘 만들어진 좋은 영화임이 분명하다.


하루하루 살아가는 세상에 대한 이유 모를 의문과 명확하지 않은 생각들이 주인공 네오를 불면증에 시달리게 만든다.


그런데 그것이야말로 네오가 매트릭스를 적응하지 못하는 1% 인간임을 증명하는 모습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는 어떤가?


태어나서 정형화된 교육을 받고 사회에 나와서, 국가가 사람들에게 심어놓은 생각들을 가지고 삶을 살아가는 것은 아닌가. 어쩌면 실제 삶도 매트릭스와 다를 바 없을 것이다. 그런 삶 속에서 적응하지 못하는 1% 사람들이 있다. 그런 사람들을 사회는 ’사회 부적응자‘들이라 지칭한다.


’부적응‘이라는 단어는 부정적일 수 있지만, 깊게 생각하면 매트릭스의 네오처럼 혹은 매트릭스의 시온의 세계 사람들처럼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긍정적인 단어를 지칭하는 것이라 생각할 수 있다.



철학자 니체는 뛰어나지 못한 사람은, 뛰어난 사람들을 악으로 치부한다고 말한다. 그래야만 자신들의 무능함을 선으로 발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바로 원한의 도덕이다.


매트릭스에도 원한의 도덕의 대표적인 인물이 있다. 배신자 사이퍼이다. 그는 모피어스가 선지자라고 절대적으로 믿고 있는 네오를 혐오한다. 그가 지닌 능력을 부정하고 악으로 치부한다. 넘어서 모피어스까지 자신을 속이고 거짓된 삶을 산다고 말한다. 그래야만 자신이 행한 배신의 행위에 대한 정당성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현실 세계에서 다시 매트릭스로 들어가려는 자신의 선택이 ‘선한’ 선택임을 입증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사이퍼는 악한 인물인가? 자신의 생각과 선택은 악할 수 없지만, 타인의 선택과 자유를 강탈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는 악한 인물로 묘사된다.


그러나 사이퍼가 매트릭스를 다시 들어가려는 선택은 과연 누가 악하다고 말할 수 있는가?




스미스 요원도 마찬가지이다. 영화를 보면 관객 특성상 주인공에 마음이 가고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네오를 괴롭히는 스미스 요원은 악한 인물로 묘사된다. 그런데 과연 스미스 요원은 악한 인물인가? 스미스 요원은 매트릭스 세상에서 1% 부적응자를 잡아내는 백신 프로그램이다. 인간으로 치면 백혈구 같은 존재이다. 프로그램임에도 자신의 존재를 자각하게 된다.


어쩌면 그는 니체가 말하는 초인이거나, 절대자에게 의존하는 사상의 반대편에 선 부처와 같은 인물일 수 있다. 실제 세상으로 깨어나려는 1% 네오와 매트릭스 세상 속에서 벗어나려는 스미스 요원의 행동이 무엇 이 악하고 선한가?


철저하게 바라보면 선과 악은 없다. 스스로의 선택만 있을 뿐이다.



영화 매트릭스는 다른 시각으로 보면 네오의 성장 스토리이다. 주변 모두가 자신을 선지자라고 말할 때, 네오 스스로도 인지하지만 반대로 과연 자신이 실제 선지자인지 의심한다. 완벽한 매트릭스 세상에서 인류를 구원할 수 있을지, 스스로에 대한 자신을 관찰한다.


실제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도 마찬가지다. 신념을 가지고 살아가지만 스스로의 신념에 대한 의심을 거둘 수 없다. 자신을 믿으면서도, 믿을 수 없다.


인생은 고통과 도전의 연속인 것이다. 네오가 죽음의 문턱까지 가면서 새롭게 각성하듯이,
1% 부적응자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매일매일 고통, 좌절 그리고 도전을 갖추어야 한다.



매트릭스는 관객에게 질문한다.


당신이라면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당신은 빨간약, 파란약 중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당신은 매트릭스 세계를 벗어날 수 있는 용기가 있는가



스페이스 X 창업자 엘론 머스크는 과거 스탠퍼드대 박사 과정을 이틀 만에 그만두고 남동생 킴벌 머스크와 함께 인터넷 주소 소프트웨어 회사 ‘Zip2'를 창업한다. 창업 직후 자금 부족으로 힘들었지만 서서히 호평을 받으며 성장세를 탔다. 당시 PC 업계에서 승승장구하던 회사 컴팩에게 회사를 매각한다. 그리고 머스크는 236억을 손에 쥔다. 그는 또다시 인터넷 전자상거래 '엑스 닷컴’을 창업한다. 경쟁을 벌이며 사업을 펼치면서 인터넷 전자상거래로 유명한 페이팔에 회사를 매각한다. 머스크는 또다시 1,800억을 손에 쥐게 된다.


큰돈을 가졌을 때 도전보다는 삶을 유지하는 것이 많은 사람들의 보편적 선택일 것이다. 위험을 감수하기보다는 안정을 선호하는 것이 인간의 본능이니까. 그럼에도 머스크는 새로운 도전을 하게 된다. 아마도 그는 매트릭스 세계보다 현실 세계를 선택할 것이다.


그런데 과연 진실을 마주하고도 현실 세계를 선택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


관념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는 쉬운 선택 일 수 있다. 그들에게는 육체라는 것은 그릇일 뿐이기 때문이다. 육체가 죽음을 맞이하면 원자 단위로 쪼개질 것이고, 결국 관념만 남을 것이니까.



그렇다면 현실주의자들은 어떠한 선택을 할 것인가. 현실 세계를 살아가지만 거짓된 세상 매트릭스로 다시들어가려는 사이퍼의 선택을 지지할 것인가, 이상주의자 모피어스처럼 삶을 이겨내며 현실 세계를 살아갈 것인가.


선택에는 정답이 없다. 선과 악도 없다.


그런데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면 이상주의자 모피어스는 폭력적이다. 선택권을 제시하지만, 답은 정해져 있다. 그에게 매트릭스 속 세계는 악일 뿐이다. 실제 삶이 선이자, 긍정적인 것이다. 삶 속에는 정답이 없는데 모피어스는 확신에 찬 정답을 갈구한다.


문제는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이 진짜 현실이라는 정답도 없다. 그렇기에 슬프게도 현실과 이상을 구분하지 못하는 이상주의자들의 폭력을 마주하기도 한다.


감독은 관객에게 생각과 선택을 건넨다. 실제 삶 속에 모피어스 같은 강요의 폭력을 건네는 사람도 있고, 곁에서 묵묵하게 바라보며 지지하는 트리니티도 있고, 자신의 세상에 한계를 극복하려는 스미스도 있다.


매트릭스는 자신의 삶을 빗대서 고뇌하게 만드는 영화다. 선택에 대한 고민, 선과 악에 대한 고민, 진실에 대한 고민이다. 진실을 선택하는 것은 당신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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