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 이탈리아 남부의 작은 도시, 바리

배타고 도착한 이탈리아

by 의미공학자


크로아티아서에서 이탈리아까지 나를 태워준 페리 뒤로 해가 진다


이탈리아 남부의 작은 도시, 바리에 도착했다. 여기에서는 1박을 머물고 내일 아침 베네치아로 가는 기차에 오른다. 숙소는 B&B(Bed & Breakfast)로 했는데 찾는데 한참을 헤맸다. 체크인하는 곳이 따로 있고 내가 숙박할 곳이 따로 있는데 예약된 문서상에는 내가 숙박할 곳 주소만 있었다. 당연히 문이 잠겨있었다. 결국 전화를 해서 체크인하는 곳으로 갔고 겨우 열쇠를 받았다. Airbnb는 자신의 거주지 중 일부를 다른 사람에게 빌려주는 서비스를 말한다. 직접 현지 집에서 지내보는 경험을 할 수 있다. 나는 미리 준비한 건 아니고 갑자기 선택한 것이고 처음 해보는 것이라 헤맸다. 그래도 결국 찾은 이탈리아 부부로부터 친절하게 안내를 받았다.



바리 중앙역



숙소에 도착해서 오랜만에 혼자 편안하게 묵을 생각 하니 신이 났다. 짐을 풀고 바리 중앙역으로 갔다. 내일 이동할 기차의 좌석을 예약하기 위해서다. 자동발권기로 예약을 하고 있는데 옆에서 발권을 하던 이탈리아 남성이 나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영어가 통하지 않아 힘겹게 설명을 하다가 직원에게 직접 표를 사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나에게 혼자 왔냐는 몇 마디와 바디랭귀지를 건넸다. 말하는 도중에 나는 주머니를 확인했다. 여기는 이탈리아다. 여기에서는 특히 더 조심해야 한다고 많은 여행객들이 알려줬다. 자연스럽게 나는 주머니 단속을 하고 있었다. 다행히 없어진 건 없었다.

좌석을 예매하고 역을 나서는데 이탈리아 남성이 자기 차가 있다고 같이 가잖다. 나는 거절하고 길을 건넜다. 내가 뒤를 돌아보니 차 키를 들어 올리며 같이 가자는 바디랭귀지를 보낸다. 다시 나는 나의 갈 길을 간다. 길을 건너서 뒤를 돌아보는데 차를 몰고 그 남자가 길 건너로 와 있다. 나는 발걸음을 재촉해서 길을 빠져나갔다. 다행이다. 이탈리아에서는 도 조심해야 한다. 안전한 여행을 이어가자고 다짐하며 숙소로 돌아왔다.





다음 날 아침, 기차 타기 전까지 3시간 정도 여유가 있다. 나는 바리 구시가지를 산책하러 나갔다. 그다지 크지 않아 1시간 정도 돌아보면 충분했다. 구시가지에는 정말 오래된 건물들이 많았다. 골목들이 마치 미로처럼 연결되어 있다. 대부분 주거지역으로 이곳에 오랫동안 산 것 같은 주민들이 아침을 열고 있었다. 세계 어딜 가든 서로 다른 사람들이 서로 다른 방식으로 살아가지만, 문득 사람 사는 건 다 똑같다는 말이 떠오른다. 서로 다르지만 살아가는 모습 그 자체는 별반 다를 것이 없다는 말이다. 의식주를 위해 집을 짓고 먹을 것을 찾아 음식으로 만들어 먹고 입었던 옷을 빨아 빨랫줄에 널어 넣은 모습이 그렇다.




구시가지 골목 안 풍경


작은 골목을 지나 구시가지 중심에 산 니콜라이 대성당이 있다. 산 니콜라이는 4세기에 활동한 주교 성인으로 평생을 빈민 구제와 삼위일체의 교리를 완성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한다.





구시가지 외곽에는 성벽이 보인다. 산책하듯 가볍게 바리를 둘러본 후 작은 카페에 갔다. 갓 구워진 빵들이 먹음직스럽다. 나는 작은 방 세 조작과 카페 라테를 주문했다. 작은 동네 카페였는데 손님들이 많았다. 카페 안에는 빵을 파는 쪽에 주인아저씨가 있었고 반대편 Bar에는 두 명의 바리스타가 능숙하게 커피를 뽑아냈다. 주인아저씨는 다 먹고 계산해도 된다며 인자하게 미소를 보냈다. 빵은 입에 녹는 듯 빨려 들어갔고 커피는 부드럽게 목으로 넘어갔다. 잠깐 들른 도시이지만 작은 도시의 조용함과 멋스러움을 느끼고 간다. 다시 기차역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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