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여기서 잘 지낼 수 있을까?
저도 유학은 처음인데요? 26살 대학 졸업 후 장학금 제도로 첫 유학을 시작했다. 그 시기에 중국 정부에서 운영하였던 장학금 제도로 외국인 학생 유치를위해 학비와 기숙사비 그리고 생활비까지 주는 제도가 있어 운이 좋게도 2년 동안 무료로 유학을 할 수 있게 되었다. 대학 재학시절에는 교환학생으로 중국을 가보았지만 이렇게 정식으로 중국 유학을 하는 건 처음이라 가기 전날까지 얼마나 떨리던지, 학생등록은 잘할 수 있을까, 혼자 학교까지 잘 찾아갈 수가 있을까 얼마나 걱정을 했는지 아직도 그날이 생생하다.
어찌어찌 학교에 도착해 처음 그 열악한 기숙사에서자던 날 밤, 그때의 공기와 냄새가 아직도 기억이 난다. 뭐가 그렇게 무섭고 힘들었는지 혼자 숨죽이며 울며 자기도 했다. 돌이켜 지금 생각해 보니 중국에서 만난 인연들이 너무나 소중하다. 나의 중국 친구들, 동기들, 그리고 중국에서 만났던 모든 스쳐 갔던인연들 사실 내가 유학 중에 깨달은 것 중의 하나가 ‘나’ 자신에 대해서 아주 적나라하게 알 수 있는 시간이 있었다는 것이다. 아무도 모른 곳에서 이방인으로 지내는 동안 나란 사람이 어떤 사람이고,
어느 성향의 사람인지 많은 상황에 놓이고 그 문제를 혼자 해결해 나아가면서 처절히 느낄 수 있었다.
학문적으로 얻은 부분도 많았지만, 그것보다 더 많이 얻었다고 느끼는 것은 사람과 나 자신에 대한 이해다. 사실 인문학도라 취업을 위한 공부를 하지 않아서 한국에 돌아와서는 기대한 것만큼의 성과는 없었지만 귀중한 경험과 사람을 얻었으니 그것만으로도 만족하고 있다. 항상 남들보다 조금 늦고 부족하다고 느껴서 항상 조급하게 문제를 처리하려고 하고불안한 마음으로 생활을 많이 해서 그런지, 조금 더 여유를 가졌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누군가는 26살의 나이가 늦지 않은 나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나에게 있어서 26살은 돈을 벌고 취업을 해야하는 나이였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늦은 나이로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유학 생활 중 가장 행복했던 이유는 아르바이트하지 않아도 공부만 할 수 있는 환경에서 지낼 수 있다는 점은 참 좋았던 것 같다. 한국에서는 집안 사정이 어려워 항상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며 공부를 했던 내가 돈을 벌지 않아도 된다니 이것만큼 감격스러운 것이 없었다.
힘들고 외로운 시간도 많았지만, 이 경험 덕분에 나는 어디든 혼자 갈수 있고 어디서든 살아낼 수 있는 용기와 힘을 얻었다.
20kg의 육박하는 큰 짐을 혼자 옮기면서 대학교 정문을 바라보았던 그때의 나에게 그리고 그 시절 부족하고 어리숙한 나에게 손을 내밀어준 모든 인연에감사와 수고의 인사를 보낸다. 그들의 도움이 아니었다면 나는 혼자서 아무것도 할 수 없었을 테니까. 그리고 그때의 외로움과 고독에서 잘 이겨내준 나 자신에게도 고맙다 전하고 싶다. 그 시절을 견딘 덕분에 그래도 이만큼 올 수 있었다.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