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리에서 만난 서퍼의 이야기
발리에서 오랫동안 여행을 하며 다양한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 한국에서는 주로 만나는 사람만 만나거나 새로운 사람을 만나더라도 나와 비슷한 사람들을 만나게 되었는데, 아무래도 혼자 여행을 하다 보니 처음 보는 다양한 유형의 사람들을 만나게 되었다. 여기서 유형이란 그들의 직업이나 성격, 삶의 방식 등이 되겠다.
발리 옆에 조그마한 섬인 길리를 여행할 때였다. 서퍼인 친구 W를 만났는데 길리 섬에서 챔피언일 정도로 서핑 실력이 뛰어난 서퍼였다.
-너는 그럼 여기서 서핑 강습 일을 하는 거야?
-아니 나는 서핑은 그냥 내가 즐거우려고 해.
서핑 챔피언까지 달성한 W가 당연히 서핑 강습을 하며 사는 줄 알았는데 취미로만 한다고 하니 놀라웠다. 그러고 W는 이어 말했다.
-나한테 스폰서 제안도 많이 오고, 여러 에이전시에서 연락도 오지만 나는 한 번도 받은 적이 없어. 난 서핑은 그냥 나 자신이 되기 위해 하거든. Just to be myself.
W에게 오는 많은 제안들을 받으면 돈도 더 많이 벌 수 있고 더 유명해질 수도 있지만, W에게 서핑은 돈이나 유명세를 위한 도구가 아닌 그저 나 자신이 되기 위한 무언가였다. 유독 발리에서 만난 많은 사람들에게 너는 여기서 뭘 하고 있니? 라는 식의 질문을 던지면 Be myself 라는 식의 대답이 돌아온 적이 많았다. 나 자신이 되는 것. 내 생각에 그것은 매 순간에 내 마음을 다하는 것이다. 내 마음을 다하는 것은 온전히 나로 존재한다는 것이다.
나는 내게 자연스러운 삶이 가장 행복한 삶이라고 생각하고, 내게 자연스러운 삶을 살기 위해서는 내 삶이 가장 나다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곧 나 자신으로 내 삶을 살아야 한다. 발리에서 만난 많은 친구들은 매 순간 본인들의 마음이 향하는 대로 사는 것처럼 보였다. 그래서 그 친구들의 ‘지금’은 즐거워 보였다. 인생을 사는 방식에 있어서 정답은 없다. 그러나 여행을 떠나기 전 과거와 미래에 얽매여있던 나는, 여행 후 현재 지금 이 순간 나의 마음에 집중하는 법을 많이 배웠다. 그리고 내겐 그러한 방식으로 사는 삶이 더 편안하고 즐겁다. 나 자신으로 현재에 기쁘게 존재하는 것. 이게 나의 행복한 삶을 위한 핵심 열쇠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