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 독립

by 이유진

관리형 독서실 사장님에게서 문자가 하나 왔다. 더 이상 재등록은 어렵다는 안내였다.


문자를 읽자마자 걱정이 먼저 피어올랐다. 혼자서는 도무지 통제가 안 돼서 관리형 독서실에 등록했고, 누군가 내 출결을 체크하고 있다는 그 묘한 안도감 속에서 어느덧 2년이 흘렀다. 과연 그 감시망 밖에서도 나는 나를 책임질 수 있을까.


그런데 한편으로는 설레기도 했다. 이제 이래저래 혼자서 공부해야 하는구나. 마치 갓 성인이 되어 독립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내가 직접 세운 질서로 하루를 채워가는 독립. 물론 독립이라고 해봤자 관리형 독서실에서 일반 독서실로의 이동이지만.


그래도 첫 독립을 준비하는 사람처럼 설렌다. 가구는 화이트로 통일하고, 신발장 위에 디퓨저도 놓아야지. 유튜브 보면서 집밥도 자주 해먹을 것이다.


독서실 문자 하나를 받았을 뿐인데 나는 걱정과 설렘을 안고 집을 떠나는 예비 독립인이 되어 있었다.


이런 순간이 있다. 어떤 보호 구조가 사라질 때. 학교를 졸업하거나, 회사를 나오거나, 익숙한 장소를 떠나야 할 때. 조금 걱정되지만 이상하게도 동시에 설레는 순간. 아직 잘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이제 정말 혼자 해보는 차례라는 느낌.


그래서 문자를 다시 읽어봤다. 재등록이 어렵다는 안내였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문장이 이렇게 들렸다.


"이제 혼자 해봐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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