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많이 써보진 않았지만 몇 개 올려보니 글 마다 주는 감정이 다르다는 걸 느꼈다. 어떤 글은 얼른 올리고 싶었고 어떤 글은 올리기 망설여졌다. 어떤 글은 올리고 나면 설렜지만 어떤 글은 올리고 나면 손에 땀이 났다. 이들 글 사이에는 미묘한 차이가 있다. 얇은 세포막 같은 차이.
철학, 분석, 설계가 들어간 글은 나를 기대하게 만드는 글이다. 일종의 통제가 들어간 글들이라고 할 수 있겠다. 예를 들면 이 글을 쓸 때도 기대감과 망설임의 대비를 뚜렷하게 하려면 어떻게 써야할까 고민했다.
혹은 사유 속에 깊이 침잠해 있을 때 쓴 글이 나를 기대하게 한다. 그 때면 나는 상당히 차분해져 있으며 정돈되어있다. 물고기가 미끼를 물 때까지 기약 없이 기다리는 낚시꾼의 마음으로 생각이 떠오르는 걸 바라본다. 그러다 보면 찌가 움직인다.
반면 통제감이 없는 글은 망설이게 만드는 글이다. 계산 없이 쓴 글이기 때문에 거기엔 내 속에 어떤 감정들이 얼만큼 드러나있는지 알 수 없다. 내가 얼만큼 보여줬는지 가늠을 알 수 없으니 남들이 얼만큼 볼지 예상할 수 없다. 글을 올리고 나면 서울 올림픽 경기장 7만명 관객 앞에서 막춤을 춘 기분이 든다. 벌거벗은 것 같아 창피하다.
이 글을 쓰면서는 난 벌거벗은 낚시꾼이 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