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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우리를 <오호라>에
열광하게 만들었을까?

UX 디자이너의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기

by 권보스
사용자 경험에 점점 더 최적화되어 가는 네일 키트


셀프 네일이란 이전에는 네일샵에 가야만 할 수 있었던 ‘젤네일’을 소비자가 직접 할 수 있도록 만든 네일 키트를 뜻한다. 국내에는 ‘모디’, ‘데싱디바’, ‘오호라’가 가장 대표적인 브랜드로 자리 잡고 있으며, 몇 년 전부터 그 사용이 크게 늘고 있다. 특히, 오호라는 출시 이후 꾸준히 높은 판매량과 재구매율을 이뤄냈는데, 이러한 인기의 이유를 사용성 측면에서 살펴보고자 한다.


우선, 네일키트의 브랜드별 차이점은 ‘네일의 적용 방법’에 따라 구분된다.

모디 : 액상 젤 매니큐어를 ‘바르는’ 형태

데싱디바 : 이미 굳어있는 네일 ‘팁’을 붙이는 형태 (젤을 완전히 경화시킨 상품)

오호라 : 액상 젤 원료를 굳혀 만든 ‘스티커’ 형태 (젤을 반만 경화시킨 ‘세미큐어 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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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프 네일의 초창기에는 모디와 같은 액상 젤 형태가 가장 많았으며 이후, 데싱디바의 네일 팁 제품이 출시되었다. 현재에는 오호라의 스티커 형태가 대세를 이루며 모디와 데싱디바에서도 유사한 형태의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여기에선 액상 젤(모디), 네일 팁(데싱디바), 젤 네일(오호라)를 비교군으로 두고 그 중 오호라의 사용성을 효율성과 정확성 측면에서 평가해본다.


1. 효율성

1) 반응성
액상 젤은 매니큐어를 손톱에 바른 후 건조에 오랜 시간이 걸리고, 네일 팁은 손톱에 접착 후 뒤처리에 시간이 꽤 소요된다. 특히, 데싱디바의 네일 팁은 일반적으로 손톱 길이보다 길게 제작되었기 때문에 팁이 손톱 위로 일부 노출된다. 따라서 이러한 부분의 접착제를 꼼꼼하게 제거하거나 손톱깎이로 자르는 과정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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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오호라는 손톱에 스티커를 붙인 후 튀어나온 부분만 본인의 손톱 모양에 맞춰 자르면 되기 때문에 네일을 완성하는데 걸리는 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이러한 이용 시간의 축소는 제품 사용의 편리성을 강화하며 긍정적인 사용성 평가로 이어진다.

2) 단축성

오호라는 온라인 사이트를 주요 판매 창구로 설정해 구매 측면에서의 절차를 축소했다. 소비자는 오프라인 매장이나 네일샵을 방문하는 대신 온라인에서 쉽고 빠르게 구매할 수 있는데, 이는 최근의 온라인 쇼핑 이용률과 선호도의 증가 추세를 반영한 판매 방식으로 볼 수 있다. 또한, 오호라 판매 사이트는 데싱디바나 모디를 판매하는 ‘아리따움’ 사이트와 달리 네일 제품만 전문적으로 다루고 있어 디자인과 가격에만 집중하여 빠르게 원하는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


더불어, 오호라는 SNS 등을 통해 제품의 상세한 사용 방법과 후기를 영상/이미지로 배포했는데, 이를 통해 사용자는 직접 제품을 보지 않고도 구매 결정을 쉽게 내릴 수 있다. 이러한 면에서 오호라는 네일 완료 시간의 단축뿐만 아니라, 구매부터 이용까지의 시간도 효과적으로 단축했다고 볼 수 있다.


2.정확성(사전방지성)

오호라는 이전에 출시된 제품들의 오류를 학습해 사용자에게 발생할 수 있는 실수를 방지하며 사용성을 향상했다. 먼저, 액상 젤은 브러쉬로 사용자가 직접 칠해야 하기 때문에 사용자의 숙련도에 영향을 받는다. 일반 사용자는 균일하게 표면을 칠하지 못하거나 손톱 외의 부분에 칠하는 오류를 범할 수 있다. 이러한 오류를 보완한 것이 아예 젤을 강화해 사용자가 칠을 하지 않아도 되게 만든 ‘네일 팁’이다. 하지만 이 또한 부착 후 남은 접착제를 완벽하게 제거하지 못해 생활 중 머리카락이나 먼지가 손톱에 끼는 오류를 만들어낼 수 있다.


오호라는 이러한 점을 보완해 사용자의 손톱 크기로 스티커를 자를 수 있도록 제작되었다. 접착제가 남아있을 가능성을 제거하여 사용상의 불편함을 크게 축소시켰다. 또한, 사용 방법을 담은 영상과 이미지를 반복해서 제품 사이트 및 SNS를 통해 업로드하여 사용자의 실수를 줄이기도 했다. 더불어, 올바른 제품 사용을 유도하기 위해 스티커 키트에 텍스트로 ‘큐티클 라인’이라고 기재해두었다. 손톱 큐티클 쪽에 붙여야 하는 스티커의 방향을 알려주는 지침인 셈이다. 이는 텍스트 없이 보호필름을 외부로 노출해 방향을 암시(하기 이미지 참고)하는 데싱디바에 비해 매우 직관적이며, 오류를 줄여주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스크린샷 2020-10-05 오후 7.19.29.png 좌) 오호라 / 우) 데싱디바





* 디자인대학원 강의 수강 중 미니 과제로 작성했던 글 중 일부를 가져와 업로드했습니다.

* 지극히 주관적 견해이므로 재미로만 읽어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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