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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향 Aug 18. 2023

펫바라기 장례식장 랑이를 보내고 나서

랑이 소풍 간 날 2023. 08.17


랑이와 한여름 불볕더위에 헤어질 줄이야.

믿어지지 않는다.

최근 살이 빠지고 있는 랑이.

더워서 그런 건가 싶었는데.

잠시 걱정만 하고 넘겨버린 것이 잘못이다.


쌍둥이 태어나고

 몸 챙기느라 랑이는 뒷전이 되고

세심하게 보살펴 주지도 못하고

놀아주지 못하고.

다른 집사 만났더라면 다르지 않았을까.

사랑을 충분히 줬더라면 아쉽지는 않았을 텐데.

미안한 마음에 눈물이 주르륵 멈추지 않는다.

좋은 집사가 되어주지 못해 미안하다.


죽음 뒤에 후회해도 소용없는 일인데.

뭐든 살아있을 때 잘해야 하는 것이고.

내 옆에 있는 가족이 가장 소중하기에.

소중한 사람에게 더욱더 신경을 많이

쓰고 살아야겠다고 다짐도 한다.



눈을 뜬 채로

몸이 차갑고 굳어버린 몸을 만지는데

눈물이 하염없이 나온다.

남편이 힘들 때도 개냥이처럼 와서

무릎에 와서 앉아 있었는데.

사랑스럽고 귀염둥이였었지.


간식보다 사료를 좋아했고.

멀리서도 먹잇감 잡느라 몸이 날쌔고

점프도 잘했던 랑이.


남편 힘들 때 자주 무릎 위로 올라오고.

잘 따르고 좋아해

랑이가 위로를 많이 해줬었지.


6년 함께한 순간들이 모여서

소중한 추억으로 간직할게.

고마웠어.

화장 후 뜨거운 열기에 한 줌의 재만 남아

허망하다.

마음의 준비 없이 너를 보낸다는 사실이

마음이 저리고.

이제는 영영 보지 못해 슬프다.



 감아도 랑이 생각이 자꾸 떠오른다.

종일 울었더니 눈은 씨리고 아프다.


랑이야 그동안 고생 많았어.

혼자서  힘들었지?

이제는 하늘에서 편안히 쉬렴.

엄마도 더 이상 슬퍼하지 않고

씩씩하게 보내면서

메이에게 최선을 다할게.

너에게 못한 사랑까지.


너와 함께한 눈부신 날들을 기억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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