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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마드윤 Nov 28. 2016

서비스 기획의 50% : '운영'_1탄

에이전시에서, 그리고 UX 실무교육에서 배울 수 없었던 '운영'의 중요성

에이전시에서 UX팀에 속해 다양한 프로젝트를 거치며 기획의 A-Z까지 다 경험했다고 자부하고 있었던 시절이 있었다.


프로젝트 수주를 위한 제안서 작성 > 데스크 리서치 > 고객 인터뷰 > 현장 조사 > 사용자 조사 > 어피니티 다이어그램 등의 활동을 통한 UX목표 수립 > 프로토 타이핑 툴을 이용한 프로토 타입 제작 > UI 설계 > 디자인 대응 > 개발 대응 > 납품까지 프로세스에 따라 일을 진행했다.


의료부터 교육까지 다양한 필드의 주제를 다루면서, 흔히 겪지 못하는 IPTV와 SMART TV의 꽤 난이도 있는 네이티브 UI 설계까지 경험해보았으며, 프런트 웹과 그를 운영하기 위한 admin 사이트도 나름 몇 번 설계해봤던 터라 서비스 기획에 대한 것은 경험을 웬만큼 해봤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러한 착각은 대규모 고객을 상대로 자사 서비스를 운영하는 회사를 와서 와장창 깨져버렸다.


리서치와 구축만 한 경험은 서비스 기획이라는 붕어빵에서 팥 없이 예쁘게 '빵'을 만드는 것에 불과하다는 사실.

리서치와 구축만 한 경험은 팥없는 붕어빵을 예쁘게 만든 것


현재 재직 중인 인터파크 티켓에서 연령층이 다양한 대규모 고객을 상대로 서비스 기획 업무를 하며 깨달은 것을 정리하며 아래와 같다.

대규모 고객을 상대로 하는 자사 서비스 기획에 있어서는 '운영'에 이해가 높은 만큼 만족도 높은 서비스 나온다.

서비스 운영에 대한 이해가 중요하다고 말하면, 당연한 소리를 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런데, 그 '운영'이라는 한 마디를 제대로 이해하기까지 1-2년 혹은 훨씬 많은 시간이 걸리며, 그것을 기획에 '어떻게' 녹여내느냐가 관건이다.


'영OO'라는 서비스에서 영어 동영상 강의를 듣는 고객을 위해 '내 강의실'을 리뉴얼한 적이 있었는데 이때만 해도 동영상 강의를 듣는 학생들의 행태나 특성을 이해하는 것이 크게 힘들지 않았다. 사업 운영팀이 '이러이러한 것이 중요하다'라고 말해주면 그것을 참고하여 '사용성'에 중점을 두고 UI를 설계하면 무리 없이 고객의 좋은 피드백을 받을 수 있었다.


그런데 티켓서비스 기업에서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나는 티켓 서비스만의 '특성'과 '운영 이슈'를 이해하지 못해 저지르는 실수도 많았고, 심지어 기획의 방향성을 아예 잘못 잡기도 했다.


하나의 예를 들어본다.

상세 페이지를 다시 리뉴얼할 때, 나는 '유의사항'이 쓸데없이 페이지의 상단에 배치되어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내가 모르는 측면들이 존재했다.

고객의 입장: 고객은 이 '유의사항'이 모든 상품마다 비슷하며 크게 중요하지 않으므로 잘 읽지도 않으며, 주요 콘텐츠를 보는데 방해가 된다. 그래서 상단에 위치하는 것에 불만을 가진다.

기획사(판매자)의 입장: 기획사와 회사의 입장에서는 '유의사항'이 어떠한 이슈가 터졌을 때 하나의 '면책사유' 역할을 하므로 이를 잘 안 보이는 위치에 놓는다면 고객에게 '너네가 하단에 놓아서 내가 못 보았지 않느냐'라는 클레임을 받을 수 있다. 상단에 위치하길 원하는 것이다.

이 상황에서 기획자는 기획사의 입장과 고객의 입장을 고려하여 경중을 따지고, 클레임의 소지를 생각하여 최선의 결정을 내려야 한다.

결국, 특정한 업계, 특정한 서비스에서는 일부로 고객을 어느 정도 불편하게 만드는 UX도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또 하나의 쉬운 예로는 약관 동의 체크 등이 있다)

누구도 읽지 않는 유의사항 이미지 예시

 방금의 예시는 '운영' 내에서도 [고객]이라는 첫 번째 클라이언트와 [기획사]라는 두 번째 클라이언트의 이해관계를 고려하는 부분에 속하는 예시였다. 이는 굉장히 간단한 예에 불과하다.


여하튼, 정리하자면, 운영적인 이슈가 큰 서비스일수록 어떠한 기획을 조금이라도 수정하려고 하면, 운영적인 측면이 늘 큰 벽처럼 기획자를 가로막아, 이를 파악하고 고려하여 최선의 방안을 내놓아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 운영적인 측면이라 함은,

서비스 회사와 그 이해관계에 얽힌 회사와의 관계, 회사 내에서 부서 간의 이해관계, 고객과 회사와의 이해관계, 법적인 이슈, 도의적인 이슈, 운영 인력과 들여야 하는 시간에 대한 비용 이슈, 과거에 일어났던 사고와 그에 대한 대처방안, 경쟁사와 비교했을 때의 상황 등...

이며, 이 모든 것들을 고려해서 기획에 반영해야 한다는 것이다.




커버 이미지출처: https://www.thecallcenterschool.com/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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