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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마드윤 Dec 04. 2016

서비스 기획의 50% : '운영'_2탄

사례 3가지로 알아보는 '운영을 고려한' 서비스 기획

어떠한 서비스를 이용하며 고객이 느끼는 불편함이나 아쉬움을 캐치하여, 이에 대한 실현 가능한 대안을 서비스화 하여 사용자 경험이 증가한다면 이는 좋은 UX일까요?

이때 전혀 서슴없이 '네!'라고 한다면 서비스 운영적 측면을 간과한 대답이라고 말하고 싶다.

왜냐하면, 어떠한 서비스를 제공했을 때 운영에 대한 측면이 고려되지 않으면 어쩌면, 그 서비스를 제공한 것을 심지어 '괜히 했다'라고 말하는 날이 올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서비스 기획의 50% : '운영'_1탄 에서는 특정 업계의 특성을 잘 이해하고 운영에 대한 이해도가 높을수록 좋은 서비스 기획, 실현 가능한 서비스 기획을 할 수 있다는 점에 대해 말했었다.


2탄에서는 그에 관계된 사례로 티켓 온라인 예매와 관련된 아래 2가지의 서비스에 대해 말해보려 한다.


1.  좌석 지정 후 결제하기까지 그 좌석을 확보하는 시간. 고객에게 안내하는 것이 좋을까?
2. 보안문자입력 기능으로 다수의 고객을 불편하게 할 것인가, 소수의 티켓 판매 업자들을 막을 것인가?



1. 좌석 지정 후 결제하기까지 그 좌석을 확보하는 시간. 고객에게 안내하는 것이 좋을까?

티켓 예매 프로세스를 개편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초기 단계에, 사용자 경험을 증진시키기 위한 다양한 기능을 놓고 고민하던 중, 내가 개인적으로 꼭 넣고 싶었던 기능 중 하나였다.


사용자 조사 중 발견한 것 중 하나로, 좌석을 지정하고 나서, 여러 가지 정보를 입력하는 사이, 혹은 결제를 하는데 시간이 걸리는 사이, 자기 좌석이 날아갈까 봐 심리적인 불안감을 느끼는 고객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좌석을 지정한 다음 페이지부터는 상단 어딘가에 [03:00:59] 형태의 카운트 다운 초시계를 넣고 싶었다. 좌석을 확보하는 시간은 기본적으로 N분으로 정해져 있기 때문에 고객이 안심하고 그 시간 안에 예매 정보를 입력하고 안정적으로 예매를 마칠 수 있게 심리적인 여유를 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논의 끝에 이를 반영하지 않기로 했다.

그 이유는 N분 내에 결제했으나 좌석이 '예측할 수 없는 다양한 이유'로, 혹은 '0.5초 나 1초의 차이'로 해당 고객의 좌석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을 수도 있고, 대형 콘서트를 예매하기 위해 트래픽이 과도하게 몰렸을 때 순간적으로 화면은 움직이지 않고 시간의 초 수만 떨어질 수도 있다. 그렇다면 정지화면인데 초 수가 떨어지는 것만 보이는 고객의 불안감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베네핏을 제공함으로써, 특정 상황에선 오히려 더욱 시간에 대한 압박과 그로 인한 클레임이 훨씬 커질 수 있는 기능이므로 해당 기능은 제외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2. 보안문자입력 기능으로 다수의 고객을 불편하게 할 것인가, 소수의 티켓 판매 업자들을 막을 것인가?


티켓팅 경쟁이 심한 공연은 기획사 동의 시, 좌석 선택 전 알파벳과 숫자로 이루어진 보안문자 입력 기능을 적용한다.

'메크로'라는 소프트웨어로 좌석을 한꺼번에 엄청난 속도로 예매하는 판매 업자들이 좋은 좌석을 모두 빼앗아가는 것에 대해 고객들은 아주 오랫동안 지속적으로 불만을 제기했으나 실질적으로 판매 대행업체는 이를 불법으로 처리할만한 법적인 조항이 헌법 상 부재하여, 딱히 어떠한 대응을 할 수가 없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계속 메크로의 사용을 방조할 수 없어 '보안문자입력'기능을 적용하였다.


이 기능을 처음 적용했을 때 고객의 불만이 대단했다. 웹은 물론, 모바일에서 특히 보안문자를 입력하는 것은 '곤욕'이기 때문이다. 티켓팅 경쟁이 심한 공연이나 경기에 이 기능을 적용하므로, 꼭 보고 싶은 공연을 예매하다 문자 입력 시 실수라도 나면 화가 머리 끝까지 나는 것이 충분히 이해가 간다.


하지만 적용 1달 후부터는 서서히 인식이 바뀌어 갔다. 여론을 모니터링해보면, 보안 문자 기능을 적용하면서부터, 처음으로 제일 앞 줄을 예매해봤다는 후기들이 종종 올라오기 시작했다.


아직은 보안 문자 기능에 보완해야 할 아쉬운 부분이 많지만 어쨌든 '필요악'이라고 생각한다. 때로는 고객을 엄청나게 불편하게 하더라도, 결과적으로는 좋은 결과를 안겨줄 수 있다면 좋은 서비스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



위 기능들을 고객에게 제공해야 한다, 혹은 하지 말야하 한다는 서비스 기획자들마다 다를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면 운영적인 이슈를 해결할 수 있는 좋은 대안과 함께 제공해야 할 것이다.



커버 이미지출처: https://www.thecallcenterschool.com/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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