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내는 사람보다 헤쳐나가는 사람으로 살기
다른 일을 계획하며 쉬고 있을 때, 마음이 가라앉고 자존감이 떨어질 수 있다. 그럴수록 간단하고 매일 하기 쉬운 루틴을 손에 꽉 쥐고 있는 것이 좋다. 당장 얼마간은 먹고사는 데 문제가 없고 미래를 재설정하는 상황이라 여유가 있는 편이지만, 계속 뭔가가 아쉽고 부족하고 답답한 기분에서 벗어나기 힘들 때도 있다. 그에 대해 많은 시간에 걸쳐 생각을 해본 결과, 내가 자기 효능감을 채울 계기가 적은 상태에 놓여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자기 효능감이란 내가 과제를 수행할 수 있다는 자기 능력에 대한 신뢰감과 자기 평가다. 그걸 채운다는 것은 내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키운다는 것이겠다. 내게 지금의 목표가 크든 작든 압도당하지 않는 마음의 단단함 같은 것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제는 일상생활이 무너지지 않을 만큼, 무너져도 금방 돌아올 만큼 내 마음이 어느 정도는 궤도에 올랐다. 그렇다면 목표를 향한 과정에서 압도당하지 않고, 역으로 내 안의 의심의 기운을 눌러버릴 만큼 더 단단해져야 한다.
자기 효능감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머릿속에 자주 떠오르는 일이 하나 있다. 오래전, 어느 공원에 산책하러 갔을 때의 일이다. 아주 조그만 남자아이가 킥보드를 타는 형을 보면서 자기도 타고 싶다고 어머니에게 조르고 있었다. 킥보드를 타기에는 손잡이에 팔을 높이 뻗어야 할 만큼 아직 너무 작아 보였다.
하지만 어머니는 하는 수 없이 아이를 킥보드에 올려 세우고 자세를 잡아주고 움직이게 당겨주려고 하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아이는 당기지 말라며 화를 내었다. 아이는 스스로 킥보드를 밀고 나가고 싶었던 거다. 아이에게서 난 할 수 있어, 스스로 할래 라는 자기 효능감에 대한 갈망이 느껴졌다.
바라보던 나는 멀리서 무릎을 탁 쳤다.
아무리 작은 일이라도,
여러 시행착오를 겪어도
스스로 해내려고 노력할 때
사람은 더 단단해진다.
얼마 전엔 집 근처 공원에서 어린아이와 어머니가 플로깅(쓰레기 줍기)을 하는 것을 봤다. 사실 내가 봐도 그 공원은 가끔 관리가 소홀해 보일 때가 있었는데, 직접 쓰레기봉투와 집게를 들고 실천에 나서는 모자의 모습에 잔잔한 감동이 느껴졌다. 바로 저거다. 자신의 작은 행동력 하나가 뭔가를 바꿀 수 있다는 믿음을 스스로 키울 수 있는 거지. 그 아이가 조금씩 자기 효능감을 단단히 키우며 세상을 잘 살아갈 것 같아서 왠지 마음이 든든하게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