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 거리 두기

내 인생을 왜 엄마가 결정해요?

by 유주씨

“너 여기로 다시 올 생각 없지?

엄마랑 아빠 시골로 가면 이 아파트 팔고

시골 근처에 아파트 사서

네가 거기서 살면 되겠다.”



벌써 세 번째로 전해온 엄마의 계획 선포는 결국 집은 조건부 증여라는 뜻이었다. 살 곳과 먹을 것을 보태줄 테니 네가 주변에 살면서 부모를 안심시키고 노후의 뒤치다꺼리를 다 살피라는 의도다.



“아니, 내 인생을 왜 엄마가 결정해? ”



순간 분노가 치밀었지만 이내 오케이 하며 이성을 찾았다. 늘 만나면 이 아파트 니 거다, 니 거다 했지만, 거기엔 애초에 거래조건이 깔려 있었다는 걸 드디어 파악한 거다. 이렇게 불안을 기반으로 한 통제는 우리 집안의 정서라 생각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난 안 받고 그 거래에서 손 떼겠다. 다시 일하면서 앞으론 나와서 월셋집에서 살아가면 그만이지. 내 인생의 자율권과 통제권을 부모에게 건네주고 살 집을 얻는다면, 앞으로의 내 삶의 권리까지 모두 포기한다는 말이 된다. 쉬면서 따로 국민연금을 내고 있는데 그걸 엄마가 대신 내주시겠다는 말씀도 하셨다. 당연히 거절했다.



요즘 나는 엄마와 거리 두기를 하고 있다. 돌아보면 많은 것들이 조건부였다. 바라지도 않았는데 베풀고 헌신하고는 보상과 대가를 은근히 요구하는 패턴이 눈에 보였다. 세상에 공짜는 없었다. 올해 안에 독립을 목표로, 홀로서기를 시작하기로 결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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