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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주씨 Oct 21. 2023

생활의 선순환 만들어가기

백수탈출 후 내게 일어난 일들






 장기백수 생활을 청산하고 사회생활을 다시 시작한 지 반년이 넘었다. 그동안 우여곡절이 있었지만(특히 퇴사 욕구), 하루하루 잘 견디어내온 자신이 든든하게 느껴진다. 드디어 나는 사회의 일원으로 회사생활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는 마인드를 갖게 되었고 아침 6시 반에 일어나 매일 반복되는 생활에도 적응했다. 또한 내게 매일 할 일이 있고 갈 곳이 있다는 소속감이 있는 삶이 얼마나 감사한지도 알았다.





     

 어느 정도 회사 업무에 숙련이 되니 조금씩 욕심이 생기기 시작했다. 더 나은 직업과 직장을 가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든 것이다. 이전에는 건강이 악화되어 사회생활에 지장이 있어 일과 쉼을 반복했지만 이제는 다르다. 일을 마치고 오후 6시 반에 귀가해서는 짧은 시간이라도 자기 계발을 할 수 있는 책을 펴보고, 가족과 친구들에게 내 미래 계획에 대해 상담도 받기도 한다. 오랜 시간 손을 놓았던 공부를 새롭게 시작하는 데까지는 머뭇거림과 방황이 있었지만 앞으로 무슨 기회가 찾아올지 모른다는 생각에 얼마 전부터 책과 펜을 들었다.      






 그러자 신기하게도 매일 똑같은 회사생활에도 활력이 붙었고 더 나은 미래에 대한 기대로 마음이 풍요로워지기 시작했다. 거기에 회사에서 신경안정제를 먹는 날도 점점 줄어들고 있다. 역시 이제 많이 회복이 됐다는 확신이 든다. 오랜 시간 정체되었던 나날은 멀리 떠나가고 새 출발을 할 기회가 아직 남아있다는 희망찬 생각을 갖게 됐다는 건 얼마나 큰 발전인가 싶다. 앞으로도 생활의 선순환을 만들어 나가는 과정이 기대되고 내게도 좋은 에너지가 뿜어져 나올 듯한 기분이 든다.






 이 모든 것은 내가 백수생활을 탈출하고 직장인이 된 후로 일어난 일이다. 시간만 많은 백수를 그만두니 얻는 것들은 생각보다 많았다. 집에서 눈치를 안 봐도 되고 대접을 받는 것, 원하는 물건이나 음식, 여행 등 돈 쓰는 일이 두렵지 않은 것, 저축을 꼬박꼬박 할 수 있는 것, 직장인이라는 신분이 생겨 어디서든 당당하다는 것이다. 비록 현재 많은 월급을 받지는 못하지만 일단 방구석을 힘차게 박차고 나왔더니 세상이 달리 보이는 이 기쁨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을 정도다. 역시 사람은 사회적인 존재라는 말이 맞기도 하고, 나 또한 그 틀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한 평범한 사람임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그동안의 붕 뜬 히피 같은 생활을 마지막으로 정리하면서 젊은 시절에 돈과 시간의 자유를 얻고 사는 사람은 소수에 불과하며 나는 그렇게 살 수는 없다는 걸 확실히 알았다. 로또나 되면 모를까. 그렇지만 이렇게 일하는 생활도 나쁘지 않다는 걸 느꼈으니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이 안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을 찾아나가고 있는 것이다. 내년쯤엔 지금 하고 있는 공부에서 더 나은 직종과 회사를 찾아가자는 목표로 힘차게 나아가기로 한다. 꾸준히 일하는 것이 욕심이 아니고 비로소 현실이 된 지금, 비관에서 벗어나 낙관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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