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에 대한 불쾌한 감정 다루기
오랜 신경증이 완화되고 예민함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그동안 무엇이 나를 힘들게 했었나? 기억들을 반추해 보면 내 경험상으로는 ‘거부감’이 바탕에 있었던 것 같다. 나에게 세상은 너무 시끄럽게 느껴졌고 대인관계에서는 불편한 감정이 자주 올라왔었다. 그걸 다루는 걸 터득하지 못해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상황을 받아들일 때 다른 사고 회로를 선택해서 다른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방법이 있었다. 한순간의 작은 감정도 저장된 하나의 사고 회로를 통해 판단된 다음 일어나는 것 같다.
예를 들면, 이웃집에서 소리가 들려올 때 순간적으로 소리=시끄러운 소음이라는 습관적인 판단을 한 뒤에 거부감과 짜증이 난다.
그러나 소리=나와 비슷한 사람들이 살아있다는 증거, 생동감과 활력이 느껴지는 것으로 의식적으로 재인식해서 학습하는 연습을 계속 해보면 자동적인 판단에서 비롯된 불편한 감각이 녹아내린다.
(물론 한밤중의 드릴 등의 소리는 잠을 깨우니 불편한 게 맞다)
혹시 이웃집의 피아노 소리가 살짝 불편하다고 느낀다면 얼마나 잘 치는지 감상한다는 생각을 해보는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이사 오고 나서 바뀐 이웃이 피아노를 더 감미롭게 잘 친다는 걸 알았다. 연주회에 온 것처럼 느껴보라고 하면 오버겠지만, 요는 상황을 받아들이는 나의 자세와 사고패턴을 다르게 바꾸는 과정에서 마음이 놀라울 정도로 편해진다는 것이었다.
나를 둘러싼 상황이나 타인의 말을 날카롭고 예민하게 받아들이면 한도 끝도 없다. 민감한 내가 숨 쉬고 살 수 있도록 맘 편하고 부드럽게 해석하고 수용할 방법을 찾아가는 수밖에 없다. 그러다 보면 신경이 예민한 사람에게라도 그런가 보다, 떠들든지 말든지 하고 감각적으로 초연해지는 순간이 올 가능성이 높다. 사람 사는 곳의 무수한 소리들이 이제 스트레스가 아닌 한순간 스쳐 지나가는 자연의 봄바람이길, 당신이 자유로워지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