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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스 스캠? 어림없지

공을 들이는 사기는 드물다

by 유주씨

무슨 글을 쓸까 고민하다가 좋은 소재가 하나 생겼다. 최근 나는 인스별를 다시 시작하게 되었고 음식과 관련한 게시를 하고 있었다. 열심히 게시글을 올려도 뭐 하트 하나 눌러주는 사람은 친구들 뿐이었다.



오늘은 아침부터 누군가로부터 하트를 받았고 나도 그 사람이 나와 비슷한 관심사로 인스별을 운영하는 것 같아 하트를 눌렀다. 그리고 오후에는 알 수 없는 일본인 이름을 걸어둔 사람이 팔로우를 했길래 팔로워 관리상 맞팔을 해보았다. 그러자 안녕하세요 라는 디엠이 왔다.



나는 사기꾼일 가능성을 이미 염두한 상태로 대화를 이어보았다. 반말을 했다가 높임말을 했다가 바뀌는 이상한 번역체의 그녀는 뜬금없이 친구가 되자며 친한 척을 시전 하였다. 역시나 싸악 오는 촉에 어떻게 나오나 봤다. 마지막엔 까톡 아이디를 요청해 왔다. 하지만 나는 까톡을 쓰지 않는다고 답했고 이에 라인 아이디까지 요청하는 걸 보고 나서야 바로 차단을 했다.

바로 차단


역시나 로맨스스캠인 게 틀림없었다. 패턴이 너무나 비슷하고 뻔해서, 사기를 치면서 왜 이리 공을 들이지 않는가 의아했다. 내 인생 데이터를 기반으로 했을 때 처음부터 친한 척하는 사람은 세 가지 유형이다. 사기꾼, 사이비종교인, 애정결핍(징징이)이다.



그들은 관계에 공을 들이지도 않고 금세 친한 척하거나 내 비위를 맞추는 경향이 있다. 어디 아프거나 바보가 아니면 쎄한 촉이 올 수밖에 없는데, 본능적으로 점점 더 멀리하고 싶어진다. 사기꾼이 그냥 말 한마디로 쉽게 돈 벌려고 하지 애써서 돈 벌거면 진작 합법적인 직업으로 전직해서 일하고 있겠다 싶다. 아니면 희대의 사기꾼으로 이름을 날렸거나.



아쉽겠지만 나는 순진하지 않고 온라인 친구 따위는 필요 없으며(외국인 친구는 더욱), 남한테 궁금한 것도 없고 외롭지도 않다. 사기꾼들은 사기 쳐서 돈이라도 뜯어오지 나는 백수인데 지금 무슨 수입이 있냐고.



사기꾼아, 나랑 친구가 되어줄래?(친한 척)

얼마 전 직장을 잃었어(동정심 유발)

방세를 못 냈어 네가 날 도와줄래?(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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